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글로벌 주요시장 판매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상반기 최대 판매와 점유율 상승 등을 끌어낸 반면, 중국 판매는 5년 만에 70% 이상 감소했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ㆍ기아의 미국 및 유럽 판매가 지속 상승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시장 기아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기아 미국법인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지 판매는 총 37만8511대에 달해, 미국 진출 이래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 역시 올 상반기에 월별 최대판매 기록을 바꿔쓰는 등 선전 중이다. 특히 한미 FTA 개정안에 따라 수출길이 막혔던 픽업트럭을 ‘현지생산 현지판매’ 전략으로 수정해 대응한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세단에 집중했던 북미 전략을 SUV에 이어 픽업트럭까지 확대한 셈이다. 싼타크루즈는 현대차가 4세대 준중형 SUV 투싼을 바탕으로 개발한 최초의 픽업트럭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 점유율은 상반기 기준 4위다. 이날 유럽자동차공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ㆍ기아는 올해 상반기 유럽 현지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1% 많은 49만4158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24만2922대로 작년보다 39.3% 늘었고, 기아는 25만1236대로 4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이 27.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장세다.
시장 점유율도 7.6%로 작년 동기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양사의 합산 점유율 7.6%는 일본 토요타(6.3%)보다 1.3% 포인트나 앞선 수치다.
상반기 유럽시장 점유율은 폭스바겐이 26.2%로 부동의 1위다.
이어 푸조‧시트로엥(PSA)과 피아트‧크라이슬러(FCA) 합작사인 △스텔란티스(21.3%) △르노 그룹(8.7%) △현대차ㆍ기아(7.6%)와 △BMW(7.2%) △토요타(6.3%) △다임러(5.7%) △포드(4.8%) △볼보(2.6%) 순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처음으로 연간 점유율 7%대에 올라섰다. 이변이 없다면 올해에도 이 기록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81만 대 팔던 중국…5년 만에 25만 대로 급감
이와 달리 중국시장은 여전히 부진에 빠져있다.
이날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ㆍ기아는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24만923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작년 상반기(27만9403대)와 비교해 10.8%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중국 판매량이 41만6684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40.2%나 급감한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사드 사태 직전인 2016년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판매는 81만 대에 육박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는 25만 대에도 못 미친 셈이다.
올해 현대차의 연간 목표치는 56만2000대, 기아는 25만5000대 등 총 81만7000대다. 다만 이런 부진이 이어진다면 목표 달성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시장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를 각각 현대차와 기아의 대표이사 산하로 재편했다. 연구개발과 상품 부문 역시 본사 연구개발본부와 상품본부 책임 체제로 전환했다.
전담 조직이 독자적으로 중국 사업을 운영했으나 조직 개편으로 본사의 역량을 총동원해 중국 사업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