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수주 랠리가 이어지면서 올해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하고 있으나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2분기 ‘빅3’ 조선사들이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올해 수주목표의 102%를 이미 달성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목표치의 70~80%가량을 채워 연내 조기 달성이 예상된다. 그러나 수주 호조에도 2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조선해양이 2분기 42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은 1137억 원, 대우조선해양은 176억 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다.
이전에는 한국조선해양이 2분기 7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전망치가 낮아진 것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적자 폭도 커질 것으로 봤다.
수주가 쏟아지고 선가가 오르고 있지만, 신조선가보다 후판 가격이 가파르게 인상되면서 부담이 커진 탓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후판 가격 인상에 따라 조선사들이 매출 차감과 공사손실충당금의 형태로 이를 2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철강 수요 호조로 철광석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5일 중국 칭다오항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t)당 222.09달러를 기록했다. 5월에는 톤당 237달러까지 오른 바 있다.
이에 선박 건조 비용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후판 가격도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해양진흥공사는 2분기 보고서에서 “후판 가격이 톤당 520달러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하면서 선박 건조 비용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후판 가격은 이보다 오른 상태다.
현재 ‘빅3’는 포스코와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후판 공급가를 톤당 115만 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후판 유통가격도 지난해 말 톤당 약 65만 원에서 최근 130만 원을 넘어섰다. 국내 후판 가격이 톤당 1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1088만CGT(표준선환산톤수)를 수주했다. 13년 만에 최대 규모다. 그러나 조선업의 특성상 수주 효과가 반영되기까지 최소 2년은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실적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연말까지 수주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해운 운임 상승으로 해운사의 현금 여력이 풍부해 설비투자비 집행 유인이 커졌다”라며 “조선사 도크 예약이 쉽지 않아 내년 물량 조기 발주까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