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테이퍼링 가능성에 달러화 강세분위기
물량 소화하며 1150원대 안착 가능성에 무게
원·달러 환율이 1150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밤사이 미국 소비자물가(CPI)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미 연준(Fed)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과 함께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수급적으로는 장초반 오퍼물량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앞서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4% 상승해 2008년 8월 이후 12년10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근원 소비자물가도 4.5% 올라 1991년 11월 이래 가장 높았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150원이 뚫렸다고 평가했다. 과거 당국개입 레벨이었다는 점에서 경계감도 있다고 전했다. 네고(달러매도) 물량도 나올수 있다고 봤다. 다만, 글로벌 달러화 강세분위기라는 점에서 오후장으로 갈수록 고점을 높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14일 오전 9시1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85원(0.51%) 상승한 1151.25원에 거래 중이다. 장초반 1151.9원까지 올라 지난해 10월8일 1158.8원 이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50.1/1150.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4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물가 상승에 따른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테이퍼링에 대한 빠른 전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라며 “장초반이라 어디까지 트라이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1150원대 안착여부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1150원에 대해 역외시장에서 3번 정도 트라이한 바 있다. 오늘 1150원을 뚫었다는 점에서 안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장초반부터 1150원 내지 1151원에서 오퍼물량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1150원은 단기고점 내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진 레벨이다. 또 당국 개입이 들어온 적도 있어 상단을 막을 수 있는 요인이 되겠다”면서도 “다만 트렌드 자체는 달러화 강세다. 네고물량과 당국개입을 소화하면서 오후장들어서는 고점을 높일 수 있겠다. 오늘 환율은 1148원에서 1154원을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같은시각 달러·엔은 보합인 100.63엔을, 유로·달러는 0.0003달러(0.03%) 떨어진 1.1773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03위안(0.0%) 내린 6.4801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4.29포인트(0.44%) 하락한 3257.09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674억73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사흘만에 매도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