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내에 ‘바로배송유심’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기존 5개 사업자도 10개 사업자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치킨 배달이 되는 곳이면 알뜰폰도 최대 1시간 안에도 받아볼 수 있도록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최세준 KT 알뜰폰(MVNO) 담당 상무가 바로배송유심 서비스 등 KT의 알뜰폰 사업 경쟁력에 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1년부터 7년간 알뜰폰 사업을 담당해온 그는 지난해 말 유선통화사업부에서 돌아와 다시 알뜰폰 사업부의 주도권을 쥐었다. 그는 알뜰폰 시장 초기부터 현재까지 성장을 함께 체감한 만큼 남다른 자부심을 보였다.
이달 6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이스트에서 만나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KT가 올해 알뜰폰 사업에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단연 유통이다. 지난달 시작한 바로배송유심 서비스도 그 연장선이다. 이 서비스는 KT 알뜰폰 사업자 온라인 몰에서 유심을 주문하면 인근 배달 라이더를 통해 실시간 배송해 주는 것이다. 배달대행서비스 ‘생각대로’, ‘부르심’ 등과 제휴를 맺었고, ‘부릉’과도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시작한 서비스는 이달부터 전국 5대 광역시(부산ㆍ대구ㆍ울산ㆍ광주ㆍ대전)와 제주특별자치도로 확대됐다. 사업자도 기존 5곳에서 조만간 10개 이상 사업자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 상무는 “하루에 수백 개씩 바로배송유심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빠르면 5분, 길어도 1시간 이내에 고객에게 배송돼 경쟁력이 높다”고 했다.
이 같은 서비스는 오프라인 대리점이 거의 없는 알뜰폰 유통의 한계에서 출발했다. 대부분 사업자가 유심 배송이나 편의점 유통을 하는데 택배로 배송할 경우 유심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그는 “생각대로 3만5000명, 부르심 2만5000명, 부릉 1만 명가량의 라이더를 보유해 총 8만 명 정도의 라이더가 음식 배달하듯 유심을 배달하는 것”이라며 “KT 알뜰폰 사업자만 할 수 있는 특화 서비스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7년 말 한국통신프리텔(KTF)로 입사한 그는 2011년 MVNO 사업부에 몸을 담으며 시장의 성장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다.
최 상무는 “당시만 해도 KT 망을 쓰는 알뜰폰 가입자는 30만 명이었는데 7년 뒤 330만 명이 됐고, 현재는 500만 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4월 기준 KT 망 사용업체는 502만4313명, LG유플러스 223만2002명, SKT 망 219만4395명 순이다.
최 상무는 알뜰폰의 인기의 한 축으로 MZ세대를 꼽았다. 코로나 19 이후 가처분 소득이 줄면서 젊은 세대들에게도 알뜰폰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과거 알뜰폰 사용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30대였는데 이제 20대 가입자 비중이 30대와 유사한 23~24%까지 올라왔다”며 “신규 가입 자체도 작년 대비 올해 2배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KT는 알뜰폰 시장에서 가격뿐 아니라 유통 경쟁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 상무는 “단순 프로모션이 아닌 사업자들이 장기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유통의 새 방향을 모색 중”이라고 부연했다.
최 상무는 현재를 ‘통신의 변혁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으로 가입자가 넘어가는 추세가 향후 5년간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