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골목상권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더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2일 '2021년 상반기 골목상권 현황 및 하반기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경연이 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이번 조사는 골목상권 자영업자 52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골목상권 자영업자 10명 중 8명(78.5%)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작년 상반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금액 기준으로는 평균 21.8% 감소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폭을 살펴보면, △옷가게ㆍ화장품ㆍ꽃가게 -25.8%, △식당ㆍ카페 등 음식점 -25.2% △노래방ㆍ세탁소 등 기타업종 -24.9% △미용실ㆍ피부관리소 -24.5% △슈퍼마켓ㆍ편의점ㆍ정육점 등 식료 소매점 -19.9% △부동산ㆍ인테리어ㆍ자동차수리점 등 개인 서비스 -19.4% △학원(예체능 포함) -16.3% 순이었다.
상반기 매출이 작년 대비 감소했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선 △코로나19 지속으로 골목상권 경기 악화(58.2%)를 가장 많이 꼽았다. △같은 상권 내 동일 업종 간 경쟁 심화(16.2%) 등을 꼽았다. 이밖에 경쟁 상권 활성화로 해당 상권 침체(15.7%) 등의 응답도 있었다.
순이익 측면에선 자영업자 중 73.5%가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보다 줄었다고 응답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평균 17.7% 감소했다.
업종별 순이익 감소 폭은 △노래방ㆍ세탁소 등 기타업종 -21.5% △옷가게ㆍ화장품ㆍ꽃가게 -20.6% △식당ㆍ카페 등 음식점 -19.7% △미용실ㆍ피부관리소 -19.7% △부동산ㆍ인테리어ㆍ자동차수리점 등 개인 서비스 -16.1% △슈퍼마켓ㆍ편의점ㆍ정육점 등 식료 소매점 -14.8% △학원(예체능 포함) -14.2% 순이었다.
순이익 감소 원인으론 △매출 감소(56.6%) △원재료비 상승(13.6%) △인건비 상승(13.0%) △공과금 상승(7.2%) △임차료 상승(6.7%) 등을 지목했다.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부담이 되는 항목으론 △임차료(41.7%)와 인건비(31.5%)를 꼽은 자영업자들이 많았다. 여기에 △원재료비(12.7%) △세금(10.6%) △전기‧수도 등 공공요금(2.7%)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임차료(50.4%)를,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인건비(43.4%)를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다.
골목상권 경기 악화는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답한 자영업자 중 33.6%는 작년 상반기 대비 고용인원이 감소했고, 62.9%는 기존 고용인원을 유지했다고 답했다. 고용 인원을 늘렸다는 응답은 3.5%에 불과했다.
하반기 경기 전망에 대해선 응답자 중 과반인 65.3%가 '올해 하반기 매출이 작년 하반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목상권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필요한 대안으론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및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35.2%) △최저임금 인상 자제 등 인건비 부담 완화(23.7%) △전기‧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부담 완화(16.5%) △보조금 지급, 금융지원 등을 통한 신규 창업 활성화(15.5%) ‣골목상권 업체 대상 사업 컨설팅 지원(8.3%)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정부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영업제한 등의 명령을 내릴 경우, 법에 따라 자영업자의 손실을 보상하도록 하는 제도인 '자영업자 손실보상제'에 대해선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42.8%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어 △손실보상보다는 세금‧공공요금‧인건비 부담 완화 필요(31.3%) △자영업자 손실 보상은 필요하나 법을 통한 의무화는 불필요(22.1%) △손실 보상 불필요(3.3%) 순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해당 조사가 델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 이전에 시행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하반기 전망은 한층 악화됐을 것"이라며 “신속한 집단면역 형성과 거리두기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 자제, 공공요금 할인‧지원 등 골목상권의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