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에 이어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기술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차기 패널인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시제품 양산을 앞둔 가운데, '차차기' 기술인 QNED(퀀텀닷나노발광다이오드)에서도 주목할 만한 기술 개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까지 160건의 QNED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지난해 10월까지 삼성디스플레이는 94건의 QNED 관련 특허를 출원했는데, 약 8개월 만에 66건의 특허가 추가로 출원된 것이다.
160건의 출원 특허 중에선 소자 정렬과 관련된 내용이 49건으로 가장 많았고, 광 효율을 향상하기 위한 기술이 20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특허 내용을 기반으로 보면, (QNED 기술이) 2년 내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개발이 진행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 중 추가된 66건의 특허 중 △빛을 내는 화소 내 나노 로드(nano-rod LED) 정렬 개수를 일정하게 만드는 방법 △나노 로드 LED 개수가 다를 경우, 휘도를 균일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알고리즘 등이 포함됐다.
QNED 상용화를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이 '수율'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나노 로드는 긴 막대기 모양의 청색 LED로, 삼성의 QNED 기술이 발광 소자로 삼는 무기물(無機物)로, 화소당 나노 로드 균일성은 수율과 화질 특성을 좌지우지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그간 쌓아온 연구 실적에서 수율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해서 이뤄져 왔다. 일례로, 삼성디스플레이는 나노 로드 LED를 정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제까지 디스플레이에 사용되지 않았던 ‘오실레이터’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술은 나노 로드 LED를 정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그 이후 추가된 특허 출원은 정렬 이후 균일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기술개발의 가장 큰 산은 '무엇이 안 되는지, 왜 안 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해결 방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인데, 이 경우 QNED 기술의 수율 문제가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QNED는 충분히 상품화 가능한 디스플레이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부문에선 80%에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성공적인 LCD 출구전략을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현재 이 시장을 독점 중인 LG디스플레이의 아성에 도전해야 할 뿐 아니라,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추격도 벗어나야 한다. QD-OLED와 QNED 기술 로드맵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QNED보다 더 앞서 개발에 들어간 QD-OLED 패널은 조만간 시제품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부터 패널 양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QD-OLED 패널은 초기 품질을 파악하기 위한 표본 수준에 불과했지만, 6월부터 생산될 QD-OLED 패널은 완성품을 염두에 둔 시제품"이라며 "QD-OLED 패널 수율 개선 속도에 따라 수량은 비교적 크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