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시가총액 선두자리를 카카오에 내준 네이버가 비장의 무기 '액면분할' 카드를 꺼내 들지 초미의 관심거리다. 카카오의 무서운 성장 동력엔 전방위적 사업확장 말고도, 소액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주가도 한목했다. 3년 전 액면분할했던 네이버가 다시 소액주주 늘리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카카오의 소액주주수는 71만4708명(3월31일 기준)이었고, 네이버는 56만3704명이었다.
카카오가 액면분할 한 4월 이전 수치로, 분할 이후 소액주주수가 대폭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이보다 격차는 더 벌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삼성전자는 2017년까지 소액주주가 14만여 명에 불과했지만, 액면분할을 했던 2018년 76만여 명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2017년 소액주주수가 3만7067명이었던 네이버도 2018년 10월 액면분할(5분의 1) 이후 6만3824명으로 대폭 증가한 바 있다.
액면분할로 주가가 싸지면서, 소액 주주들의 접근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은 증권가의 정설이다.
카카오는 액면분할 재상장 직후 약 한 달간 조정받았지만, 이후 두 달간 계단식 상승세를 이어오며 하루가 멀다고 신고가를 새로 쓰는 주식이 됐다. 분할 직전 최고가였던 56만1000원이 5분의 1로 낮아지면서 소액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셈이다.
네이버도 독보적인 검색포털 장악력과 이를 활용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지배력 행사 등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그러나 주가는 이미 40만 원을 넘었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56만 원으로 카카오의 액면분할 이전 최고 수준에 버금간다.
카카오는 액면분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네이버의 시총을 뛰어넘기 전에도 거래량은 이미 2~3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전날 네이버가 1월 이후 처음으로 거래대금 1조 원을 넘어섰지만, 카카오는 이달 들어서만 벌써 3번째 거래대금 1조 원대를 기록했다.
두 기업 간 주력 사업은 차이가 있지만, 네이버는 포털 검색 1위로서 시장 영향력은 건재하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독보적인 1위로 올라섰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식품 이커머스 3분기부터 본격 시작되고, 실질적 거래액은 2022년 상반기 발생할 것으로, 투자의 수확은 2022년부터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는 외형 성장의 지표인 탑라인 성장률 상승∙시장 점유율 증가∙월 활성 이용자(MAU) 확대 등을 기다리는 시기"라고 분석했다.
기대되는 콘텐츠 사업도 이르면 하반기부터 성과가 예상된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콘텐츠 사업의 확장성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기업가치 레벨업 관점에서도 중요 사안인데, 기존 광고 중심에서 최근 커머스 사업을 핵심 가치로 확보해 풀필먼트(통합물류) 연계 및 쇼피파이 비즈니스모델(Shopify BM) 추가 등을 통해 중장기 성장성을 모색하는 국면"이라며 "광고와 커머스 사업은 국내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으므로 글로벌 사업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가시적 성과가 추가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