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소형모듈원전(SMR)을 강조하고 있다. 전경련은 주요국들이 이미 SMR을 탄소중립의 주요 수단으로 삼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전경련은 23일 주요국의 SMR 개발ㆍ정책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전경련은 주요국들이 SMR 실증ㆍ상용화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은 SMR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추진 단계에 그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원전 생태계 회복, 인허가 체계 완비, 정책 지원 강화,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 수립 등을 주문했다.
올 4월 기후정상회의에서 40개국 정상들은 이전보다 한층 강화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전경련은 이 발표 이후 SMR이 더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SMR 노형은 총 71개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17개를 개발하고 있고 중국이 8개, 영국이 2개를 개발 중인 상황이다.
SMR 시장은 2030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05년 시장 규모가 390~62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2030~2040년에 매년 약 10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교체 수요를 두고 SMR이 천연가스 등과 경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에너지부가 주관하는 '원자력전략비전'에 따라 차세대 원자로 기술과 SMR 개발에 7년간 32억 달러(약 3조6000억 원) 투자를 확정했다.
중국은 경제 분야 국가최고계획인 '제14차 5개년 계획' 과제 중 하나로 해상부유식 SMR을 선정하고 국유기업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를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이미 세계 최초로 해상 부유식 SMR을 상용화해 지난해 5월부터 동시베리아 페벡시에 전력을 공급했다. 영국도 탄소중립 달성 수단으로 SMR을 선정해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국은 다목적 소형원전인 SMART를 개발해 2012년 표준설계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최근에는 '제9회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혁신형 SMR을 앞으로 8년 동안 4000억 원을 투자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경련은 SMART의 경우 SMR에 적합한 인허가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의 정책 지원이 지연돼 10년째 상용화되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에너지전환정책 영향으로 원전 산업 매출액이 2016년 27조5000억 원에서 2019년 20조7000억 원으로 24.5% 감소해 생태계 전반이 약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 △인허가 체계 완비ㆍ정책 지원 강화 △구체적인 상용화 전략 수립 등을 주문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이 약 40%에 달하는 영국조차 SMR과 원전을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인식하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탄소중립에 주어진 시간과 일조량, 풍량, 수자원 등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모두 부족한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SMR과 원전 활용을 확대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