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가 6세대 이동통신(6G)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근 미래 기술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한 글로벌 이동통신 업체들의 경쟁이 활발해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다.
6G 기술은 양사가 혁신사업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전장, 로봇 등의 사업과도 밀접히 연관된 분야로 꼽히는 만큼, 표준 선점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LG전자에 따르면 CTO부문 이기동 책임연구원(박사)이 지난 3일(현지시간) ‘넥스트 G 얼라이언스(Next G Alliance)’의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s) 분과 의장(임기 2년)으로 선출됐다.
LG전자는 이번 의장사 선정으로 향후 6G 관련된 선행 기술 논의 및 서비스 방향성 제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분과는 6G의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관련한 기술 요구사항을 제정한다.
‘넥스트 G 얼라이언스’는 미국통신산업협회(ATIS)가 6G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말 창립했다. 미국 3대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통신 장비,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총 48개 세계적 기업들이 참여 중이다.
퀄컴, 노키아, HPE, VMware, MITRE 등 유력 통신 기업들이 LG전자와 함께 유력 분과 의장사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2019년 한국과학기술원과 손잡고 ‘LG-KAIST 6G 연구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3월엔 글로벌 무선통신 테스트 계측 장비 제조사 키사이트, 카이스트와 6G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국내·외 연구기관과 6G 협업에 힘쓰고 있다.
LG전자 미래기술센터장 김병훈 전무는 “5G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과 핵심 산업을 선도하는 기반 기술로 인식되면서, 5G 이후 차세대 6G 이동통신에 대한 기술 선점 경쟁이 글로벌로 본격화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준비를 통해 6G 이동통신의 표준화 및 상용화 단계에서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도 6G 표준 경쟁에 얼굴을 내밀었다. 지난해 7월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The Next Hyper-Connected Experience)’이라는 비전을 내건 6G 백서를 공개한 이후, 올해 3월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ITU-R) 총회에서 6G 표준화 회의 의장단에 진출했다.
ITU-R은 전파통신 규약을 담당하는 국제 의결기구로 193개 회원국이 가입돼 있다. 현재 2023년 6G 비전 완성을 목표로 국제 표준화 준비에 한창이다.
또한 이달 22일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최초로 열리는 온라인 행사에서도 6G 청사진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회사 측은 행사 안내에서 “차세대 네트워크의 진화 방향을 소개한다”라며 6G 기술 등장을 귀띔했고, 행사 예고 영상에선 ‘6G’라는 단어가 짧게 노출되기도 했다.
5G 상용화 시점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임에도 삼성·LG전자가 6G 기술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한발 앞선 기술개발과 표준 선점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5G 시장 주도권을 잡지 못한 강대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기술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은 4월 중순 정상회담에서 6G 이동통신에 45억달러(5조300억 원)를 공동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5년간 2000억 원을 투자해 6G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스마트폰은 물론, AI·스마트홈·자율주행 등 미래 사회를 이끌 서비스에 6G 기술이 주축이 될 것이라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6G 체제 하에선 5G 대비 50배가량 더 빠른 테라비트(Tbps·1조 비트의 정보 처리량)급 속도, 지연 시간을 10분의 1로 줄이는 저지연성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