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년 동안 단 한 주도 내리지 않고 계속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주택 가격 시계열(월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도 아파트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7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0.25%로 지난주와 같았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1%로 47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전주와 같은 수준이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2·4 공급 대책 발표 이후 한동안 상승 폭이 둔화됐다. 하지만 4·7 보궐선거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 인근 경기도와 인천의 아파트값 오름세도 가파르다. 경기도는 지난주 0.36%에서 0.39%로 올랐고 인천은 0.46%로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집값이 오르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상승세다. KB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4.2% 급등했다.
집값 급등과 관련해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융 불균형을 키우는 주원인으로 주택 가격 급등을 지목했다. 한국은행은 10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주택 공급 부족과 전대미문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집값 상승을 불렀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유동성과 주택 공급 부족, 매물 잠김 등 집값 상승 요인이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에 집값이 떨어지기 어렵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금까지 강세장을 이끌었던 요인들이 여전한 데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4%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등 하반기라고 해서 시장을 하락으로 유도할 요인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인하 리스크는 있으나 저금리 기조가 한 번에 깨지기는 쉽지 않은데다 대체 투자처도 마땅치 않다”며 “실수요가 많이 찾는 중저가 주택이나 역세권의 소형 주택, 정비사업이 예정된 지역 중심으로 집값이 강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집값 상승은 큰 틀에서 보면 2014년부터 이어진 장기 대상승 사이클의 연장선에 있지만 최근 몇 년간의 급등은 공급 부족 등 정책의 실패로 봐야 한다”며 “파격적 공급 대책이 추가로 나오지 않는 한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