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 세계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경기 회복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경연은 9일 'KERI 경제 동향과 전망 : 2021년 2/4분기'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 증가 흐름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연은 지난해 -2.4%로 역성장을 기록했던 수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주요 국가들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고 백신을 적극적으로 보급한 영향이 교역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뿐만 아니라 국제 유가 회복으로 교역 여건이 개선되고 바이오헬스 등 비주력 품목 수출도 증가해 성장률이 9.6%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민간소비는 2.3%로 성장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 소득기반 약화, 급격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에 대한 상환 부담이 원만한 소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장기화, 백신 보급 지연 등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설비 투자는 수출 호조 영향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반도체 등 IT 부문과 친환경 분야 투자가 늘면서 9.0% 성장이 예상된다.
건설투자는 대규모 주택공급 대책 영향으로 2.1%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나 플러스(+)로 전환된다는 분석이다.
건설투자 회복은 하반기에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질 수 있다. 건축규제, 공공재건축에 대한 반발 기조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0.5%에서 올해 1.8%로 상승할 전망이다. 물가안정목표(2.0%)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경연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경기회복 기대감, 국제유가 회복, 거주비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의 경우 미국 연준의 양적 완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불식되지 않는 테이퍼링 우려, 미국 인플레이션 가능성 확대, 예상치를 웃도는 경기 회복세 등이 달러화에 대한 강세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위안화 절상, 국내 경기 회복 등 하방요인이 달러화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동시에 작용해 113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연은 코로나19 재확산 대처, 백신 보급 속도가 올해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상반기 내에 안정화되고, 백신 보급으로 올해 안에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현재의 양호한 성장 흐름을 지속할 수 있다. 한경연은 상황이 악화해 확진세가 증폭하고 백신 보급마저 지연되면 성장률은 3% 초반 수준에 머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