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를 창업해 이끌어온 조만호 대표가 젠더 논란의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무신사는 후임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신임 대표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만호 대표는 3일 오후 무신사 임직원에게 ‘20년을 마무리하려 합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사의를 공식화했다.
그는 “특정 고객 대상 쿠폰 발행과 최근에 있었던 이벤트 이미지 논란으로 무신사에 실망한 고객분들과 피해를 본 입점 브랜드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20년 전 처음 무신사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 온 운영자와 대표의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사퇴의 이유를 밝혔다.
무신사는 지난해 3월 여성 회원만을 대상으로 할인쿠폰을 발행해 남성 회원들로부터 '남녀차별'이라고 항의를 받았다. 이어 지난달에는 편의점 GS25의 젠더 논란을 일으켰던 포스터의 ‘집게 손가락’ 모양이 이벤트 홍보 이미지에 등장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사임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무신사 스토어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해외 사업을 포함한 회사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한국 패션 브랜드의 성장을 위한 지원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조 대표가 수개월 전 회사에 사임 의사를 표시해 그동안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문제 해결과 후임자 인선 준비에 집중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개인 지분 일부를 차례로 매각해 약 5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무신사의 투자 자회사인 무신사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패션 펀드에 출자할 계획이다. 해당 펀드는 소규모 신생 브랜드 중심의 초기 투자에 집중하고, 조 대표가 무신사 스토어를 운영하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