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31일 국내에 처음 들어온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에 이어 세 번째로 도입되는 다국적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이자 두 번째 mRNA 백신이다.
2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와 모더나가 계약한 백신 가운데 초도 물량 5만5000회 분(2만2500명분)이 31일 국내에 도착한다. 이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가출하승인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순부터 접종 현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국내 유통은 GC녹십자가 맡았다.
모더나 백신은 21일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허가 순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얀센에 이어 네 번째지만, 얀센 백신의 공급 일정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3호 도입 백신이 됐다. 정부가 계약한 다국적제약사의 백신이 새롭게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2월 말 화이자 백신 이후 석 달 만이다.
우리 정부가 모더나와 계약한 백신은 4000만 회분이다. 초도 물량은 전체 계약 물량의 약 0.14% 규모다.
모더나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번에 도입하는 물량은 스위스의 론자가 생산한 원액을 스페인 ROVI가 완제로 충진·포장한 백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부터 모더나 백신의 완제 생산·공급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에 언제, 얼마만큼의 물량이 도입될지는 추가 협의를 거쳐야 한다.
모더나는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모더나코리아 주식회사' 설립을 위한 등기를 완료했다. 제너럴 매니저(General Manager, GM)와 약물감시 디렉터(PV Director), 의학 디렉터(Medical Director) 등 국내 인력을 채용 중이다. 국내 법인이 설립되면서 백신 공급 등과 관련한 협의가 더욱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는 모더나 백신의 접종 대상자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애초 군부대의 30세 미만에게 접종할 계획이었지만, 한미정상회담에서 군 장병에 대한 백신 지원이 결정되면서 새로운 접종 대상자를 찾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접종계획을 수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모더나 백신은 12~17세 청소년 대상 임상시험에서도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6월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해 각국의 의약품 감독기관에 12~17세에 대한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승인을 획득하면 화이자에 이어 청소년에게 접종 가능한 백신이 된다. 모더나는 미국에서 11세 이하 아동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