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처음으로 아시아 유통기업 9위에 올랐다.
26일 시장조사전문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날(이하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2021 아시아 100대 유통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00대 기업에 한국 기업은 11개가 포함됐다.
신세계는 전체 순위에서 9위를 차지하며 한국 기업 중엔 유일하게 탑10 안에 진입한 기업이 됐다. 이 조사에서 신세계가 롯데를 제치고 국내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순위를 매겼다. 특히 올해 전체 순위에선 이커머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쿠팡은 지난해 19위에서 7계단이나 뛰어오른 12위에 오르며 한 계단 위(11위)에 자리한 롯데를 턱밑까지 위협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32위에서 올해 12위로 20계단 수직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가 폭증하며 이커머스 매출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전통 유통업체의 명암은 엇갈렸다. 신세계가 지난해보다 1계단 오른 9위에 오르며 체면 치레를 했지만, 롯데가 2계단 아래 11위로 내려앉았다. 현대백화점 역시 33위를 기록해 30위권에서 밀려났다.
국내 유통업체 '탑 10' 순위에도 변화가 있었다. 신세계와 롯데, 쿠팡에 이어 네이버가 4위를 차지했고, GS, 현대백화점, SK텔레콤, BGF리테일, 홈플러스가 나란히 뒤를 이었다.
유로모니터는 "코로나19가 한국 유통업에 미친 영향은 채널별로 달랐다"면서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한국 이커머스는 높은 수준의 연결성과 온라인 쇼핑에 대한 강한 선호를 바탕으로 급성장했다"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은 급증하는 소비자 수요에 빠른 배송과 재고 관리로 대응했고, 나아가 물류 투자로 장기적 관점에서 영속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른 선진국과 다르게 한국에선 이른바 '식료품 사재기'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소비자들이 온라인 식품 소비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복 소비' 영향으로 소비 심리 역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모니터는 "지난 1년간 여행, 여가 등이 제한되면서 억눌렸던 소비 수요가 살아나 소매 산업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프리미엄 가전ㆍ가구와 함께 명품 수요가 계속해서 소비자 발걸음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올해도 아시아 유통 최강자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알리바바와 징동닷컴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란히 1, 2위를 유지했다. 10권 내에 중국 기업은 4개(알리바바ㆍ징둥닷컴ㆍ핀듀오듀오ㆍ쑤닝닷컴)나 됐다. 이밖에 10위권 내에는 일본 이온그룹,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앤아이홀딩스, 아마존, 월마트(중국 등 아시아 시장 온오프라인 매출 합산)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