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시비 끝에 40대 남성 손님을 살해한 뒤 잔인하게 훼손한 시신을 산에 유기한 인천 노래주점 업주 허민우(34)가 구속된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21일 살인, 사체손괴·유기,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허민우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허 씨는 이날 오전 미추홀경찰서 유치장에서 빠져나와 경찰 승합차를 타고 인천지검으로 이동했다.
허 씨는 검찰에 송치되기 전 미추홀경찰서 앞에서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면서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답했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때 어딜 찾아가려고 했다고 말했는데 어딜 다녀오려고 한 거냐’는 물음에 “시신을 유기한 곳에 네 번 정도 가서 술도 두 번 따라놓고 죄송합니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허 씨는 마스크 벗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마스크를 벗으면서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 절대 싸우지 않겠다. 죄송하다”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허 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2시 6분께 인천시 중구 신포동 한 노래주점에서 40대 손님 A 씨를 주먹과 발로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애초 허 씨의 범행 시점을 당일 오전 2시 6분부터 24분 사이라고 밝혔으나 추가 조사를 거쳐 오전 2시 6분으로 특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112에 신고했다가 전화를 끊자마자 살해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범행 시간을 특정해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허 씨는 노래주점 내 빈방에 A 씨 시신을 이틀간 숨겨뒀다가 차량에 옮겨 싣고서 인천 무의도와 강화도 등지를 돌아다녔고, 같은 달 말 부평구 철마산 중턱 풀숲에 버렸다.
그는 범행 후 노래주점 인근 고깃집에 들러 폐쇄회로(CC)TV가 작동하는지를 확인했고 인근 마트에서는 14ℓ짜리 락스 한 통, 75ℓ짜리 쓰레기봉투 10장, 테이프 2개를 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체포된 직후 혐의를 전면 부인한 허 씨는 이후 “A 씨가 툭툭 건들면서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혼나봐라’라며 112에 신고한 것에 화가 나 주먹과 발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허 씨를 구속한 이후 신상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그의 이름·나이·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A 씨는 살해되기 직전인 당일 오전 2시 5분께 “술값을 못 냈다”며 112에 신고했지만, 인천경찰청 112 치안 종합상황실 근무자는 관할 인천 중부서에 출동 지령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상해로 여러 번 전과가 있는 허 씨는 과거 인천 지역 폭력조직인 ‘꼴망파’에서 조직원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