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순자산(국부) 중 대기업 자산의 비중이 주요국 중 최하위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부는 가계ㆍ기업ㆍ정부ㆍ비영리단체 등이 보유한 자산을 화폐가치로 환산한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일 G7 국가 가운데 국부 데이터가 나오는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와 한국을 대상으로 자산 상위 100대 기업의 경제력 집중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2019년 국부 대비 상위 100대 기업의 자산총액 비중은 한국이 17.7%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44.9%를 기록한 영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한국은 10년 전보다 국부 대비 100대 기업 자산 비중이 2.5%포인트 하락해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각각 1.5%포인트, 0.3%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영국은 11%포인트, 독일은 1.3%포인트씩 증가했다.
한국 대기업 자산 비중을 장기시계열로 분석하면 전체 기업 자산총액 중 100대 기업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5년 47.5%에서 2019년 31.6%로 15.9%포인트 하락했다. 2019년 기록은 조사대상 기간 가운데 최저점을 기록했던 1996년(31.4%)과 근접한 수준이다.
전경련은 경제력 집중보다 대기업 수가 적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2019년 전체 기업 수 대비 대기업 수 비중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0.08%로 34개국 중 33위에 그쳤다. 대기업 비중이 가장 높은 스위스(0.83%)의 9분의 1 수준이다. 한국보다 GDP가 낮은 리투아니아(20위), 폴란드(21위), 터키(26위)보다도 순위가 낮다.
전경련은 경쟁국들보다 경제력 집중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업 수도 적은 만큼 '경제력 집중 억제'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