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줌인] 이민철 씨젠 부사장 “백신 맞아도 진단은 필수…변이 가장 잘 찾아”

입력 2021-05-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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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5-19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낳은 신데렐라다. K진단키트 확산의 선봉에 선 이 회사는 1년 사이 초고속 성장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000억 원에 못미쳤던 매출(971억)은 작년 1조 685억원으로 1000% 늘었다.

이민철<사진> 씨젠 부사장(CTO)은 씨젠의 이 같은 성과가 “준비된 기술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단숨에 연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회사는 ‘분자진단의 생활화’를 실현해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겠단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 잡는 기술력 자신…진단키트 수요 유지될 것=분자진단이란 인체에서 채취한 혈액, 소변, 조직 등으로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DNA와 RNA를 분석해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체외진단 검사법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널리 알려졌지만, 높은 정확도와 빠른 결과 확인으로 조기 진단 및 맞춤 치료가 가능해 그간 꾸준히 기술력을 키워왔다.

씨젠은 미주, 중동, 유럽 등 총 7개국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60여 개국에 분자진단 제품을 공급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변이 바이러스는 현 사태의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씨젠은 2종의 변이 바이러스 진단키트에 대해 3월 말 유럽 체외진단시약 인증(CE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출 허가를 받았다. 현재 유럽 23개국에서 판매에 착수했으며, 이탈리아와 독일 등 주요국과 대규모 계약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수요 팽창에 대비해 월 30만 키트(3000만 회분)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한 상태다.

이 부사장은 “우리 제품을 통해 기존 바이러스, 영국발·남아공발 변이, 기타 국가발 변이 외에도 향후 발생하는 신규 변이들까지 2시간 내 진단이 가능하다”며 “바이러스 유전자 내에서 변이 발생 부분을 정확히 찾아내는 씨젠의 특허 기술이 적용돼 변이 바이러스의 종류를 빠르고 확실하게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씨젠의 인공지능(AI) 기반 코로나19 유전자 빅데이터 자동 분석 시스템인 ‘인실리코(in silico) 감시 시스템’도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한몫한다. 이 시스템은 전 세계의 변이 바이러스 발생 추이 분석과 기존 진단키트의 변이 구별 가능성 검증이 가능해 어떤 변이에도 신속하게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미국과 유럽 등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했던 국가에서 본격적인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코로나19 사태는 진단과 치료를 넘어 예방 단계로 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진단키트의 수요가 감소하고, 씨젠과 같은 기업들의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우려도 불거진다.

그러나 이 부사장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본격화나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 등을 감안할 때 진단키트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백신 접종이나 치료제 상용화 이후에도 코로나19를 독감 등 다른 호흡기 질환과 구별하기 위한 스크리닝이 필요하므로 분자진단 검사는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공급망은 물론 생산과 개발 인프라 구축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대비…분자진단 대중화가 목표=씨젠은 올해 1분기 매출액 3518억 원, 영업이익 1939억 원, 당기순이익 1642억 원을 기록했다. 연구·개발(R&D) 투자, 인적자원 확충, 생산설비 확대에도 영업이익률은 55%에 달한다. 고정비용 비중이 적은 사업 특성상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회사는 중장기 성장을 위한 준비를 가속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씨젠의 최대 경쟁력은 결국 기술력”이라며 “20여 년간 분자진단 기술 연구에 집중하면서 기술과 노하우, 경험을 다른 어느 기업보다 많이 축적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런 씨젠의 기술력을 한데 모은 패키지가 바로 SGDDS(Seegene Digitalized Development System)다. 씨젠이 집약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는 SGDDS는 ‘분자진단 시약 자동 개발 시스템’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시약 사양의 아이디어만 입력하면 필요한 진단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 부사장은 “SGDDS는 누구나 규격화된 제품 개발이 가능한 혁신적인 플랫폼”이라며 “질 높은 검사를 보다 간편하게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분자진단의 대중화에 한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코로나19가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풍토병) 국면으로 접어들고, 강도 높은 방역으로 감소했던 독감 등 호흡기 질환 환자도 다시 늘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부사장은 이에 따라 코로나19와 함께 각종 호흡기 질환을 한 번에 검사하는 기술이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호흡기 바이러스 외에도 자궁경부암, 성 매개 감염병, 결핵, 소화기 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용화된 150여 개 진단제품으로 분자진단을 일상 생활 속에 뿌리내리게 할 방침이다.

기업가치는 물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현금 배당과 분기 배당을 도입했으며, 재무 활동 옵션을 넓히고자 기존 5000만 주였던 주식 발행 한도를 3억 주로 늘렸다. 급성장을 이뤄낸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이익 환원에 힘쓰겠단 각오다.

이 부사장은 “씨젠만의 강점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분자진단 시장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시기”라며 “사업 영역을 확장해 공중 보건 증진에 기여하고, 리딩 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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