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동안 우리나라 조선 3사(현대중공업그룹ㆍ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에서 1000명이 넘는 근로자가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선박 수주 부진, 구조조정 등 악재가 연이어 발생한 데 따른 결과다.
일각에서는 인력 이탈이 계속되면 우리나라가 중국, 일본 등 경쟁국에 글로벌 조선 선두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총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올해 3월 말 기준 2만5148명이다.
작년 같은 기간(2만6194명)과 비교했을 때 1046명의 근로자가 조선소를 떠났다.
가장 많은 직원이 짐을 싼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 직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07명 감소한 8779명이다.
삼성중공업 직원 수는 248명 줄어든 9797명에 머물렀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2985명), 현대삼호중공업(3587명) 직원 수는 각각 47명, 44명 줄어들었다.
또 다른 계열사인 현대중공업까지 고려하면 조선소를 떠난 직원은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불과 1년 만에 1000명 이상의 근로자가 조선소를 떠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선박 수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조선사들은 일감을 제때 확보하지 못했다.
실제 작년 우리나라 선박 수주량은 81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980만CGT) 대비 16% 감소했다.
지속적인 구조조정도 인력 규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대우조선해양은 작년에 이어 올해 1월에도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부터 상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계속되는 인력 감축에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인력난으로 조선사들이 선박 건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기술 개발이 늦어질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가 인력난으로 고민하는 사이 경쟁국인 중국, 일본은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조선사에 천문학적인 금융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 은행은 자국 조선사가 선박을 건조할 때 선가의 60%에 대한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에 성공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운반선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업종 간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올해 초 일본 1위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과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는 합작회사 니혼십야드를 발족했다.
양사는 니혼십야드를 통해 친환경 선박 설계를 효율적으로 추진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우리나라가 여전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인력 이탈이 계속 이뤄지면 선두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