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K반도체' 화답한 삼성전자 "171조 투자"ㆍSK하이닉스 "파운드리 생산량 2배로"

입력 2021-05-13 15:51 수정 2021-05-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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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030년까지 기존 133조 원 투자계획에서 38조 원 추가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생산능력 2배로 확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171조 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는 설비 증설 및 인수ㆍ합병(M&A) 등을 통해 파운드리 생산능력 2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3일 정부의 'K-반도체 전략' 발표에 맞춰 시스템반도체 사업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총 171조 원을 투자하고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 당시 수립한 133조 원의 투자계획에서 무려 38조 원을 늘렸다.

최근 모든 산업영역에서 전례 없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각국 정부가 미래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공급망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상황이다. 이번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투자 확대는 'K-반도체'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 가동에 들어갔다.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첨단 3세대 10나노급 LPDDR5 모바일 D램이 생산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 가동에 들어갔다.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첨단 3세대 10나노급 LPDDR5 모바일 D램이 생산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2022년 하반기 완공될 평택 3라인의 클린룸 규모는 축구장 25개 크기이다. 현존하는 최첨단의 기술이 적용된 팹이다. 극자외선(EUV) 기술이 적용된 14㎚(나노미터ㆍ1㎚=10억 분의 1m) D램과 5㎚ 로직 제품을 양산한다. 모든 공정은 스마트 제어 시스템에 의해 전자동으로 관리된다.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로서 최첨단 제품을 양산하는 전초기지이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로서의 주도적 역할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차세대 D램에 EUV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해 나가고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융합한 'HBM-PIM' △D램의 용량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CXL D램' 등 미래 메모리 솔루션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며 '초격차 세계 1위'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은 "한국이 줄곧 선두를 지켜온 메모리 분야에서도 추격이 거세다"며 "수성에 힘쓰기보다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이 선제 투자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과 지원ㆍ투자도 더욱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팹리스 대상 IP 호혜 제공, 시제품 생산 지원, 협력사 기술교육 등 다양한 상생 활동을 더욱 확대한다. 또 공급망 핵심인 소재ㆍ부품ㆍ장비 업체는 물론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학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가 5G(5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우리나라 미래 산업의 밑거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남 부회장은 "지금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은 거대한 분수령 위에 서 있고 대격변을 겪는 지금이야말로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이 크지만,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해 담대히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정부의 'K-반도체 전략'에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민관이 '동반자'로서 공동 대응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긍정 평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K-반도체 전략'은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대책을 포괄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고, 정부의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처럼 민관이 동반자로서 함께 가야 글로벌 반도체 산업계에 일고 있는 큰 파고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대 부지 모습. (뉴시스)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대 부지 모습. (뉴시스)

SK하이닉스 역시 'K-반도체 벨트 전략'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추가 M&A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날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현재 대비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설비 증설, M&A 등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분야 육성 의지를 강조했다. 현재 SK하이닉스 사업에서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2% 수준에 불과하다.

회사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의 개발ㆍ양산은 물론, 세계 시장 진출까지 지원하겠다"며 "글로벌 기업들엔 모바일, 가전, 차량 등 반도체 제품 공급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박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조만간 M&A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특히 사업이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상황에서, 비메모리 분야에 어떤 식으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갈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국내 증설, M&A 등 전략적 옵션까지 구체화 되며 ‘M&A 전문가’인 박 부회장이 조만간 M&A나 공격적인 지분 인수 등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시스템 IC를 통해 중국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운영 중이다. 충청북도 청주 사업장에도 일부 파운드리 설비 공간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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