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주년 취임 연설에서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과정을 두고 인사검증 실패가 아니라고 말하자 야권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의 4주년 취임 연설을 언급하며 "이렇게 자화자찬까지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인사검증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며 너무나 장황하게 변호하고는 자신들의 과거 발언은 잊은 채 청문제도에 문제점이 있다고 내로남불의 탑을 한 층 더 쌓았다"며 "야당과의 대화에는 나서지 않고 역사와의 독백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며 "4주년 연설이고 뭐고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라,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댓글이 넘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통령이 말씀하신 그 죽비를 한 대 더 맞고 정신을 더 차려야 한다는 소리가 들린다"며 "아직도 1년이 남았나 하는 한숨 소리가 들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아니라, 다시는 경험하기 싫은 나라가 됐다"며 '정신승리'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비판에 나섰다.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집권당이 보위정치의 깊은 수령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스스로 더 깊은 독선과 오판의 늪을 찾아가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김 권한대행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임·박·노 트리오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한 여당은 대통령의 독선, 아집에 합리적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하기는커녕 도리어 청와대 눈치만 보면서 의원으로서 기본 책임조차 내팽개칠 태세"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통령의 오만이 나라를 파탄 지경으로 내모는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 더는 입으로만 협치 운운하는 속임수에 국민이 속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민생책임으로 위선, 내로남불 정권에 맞서 국민의 행복을 되찾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