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안에 mRNA 백신 임상시험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현재 국내 기업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는 7월 이후 임상시험 자원자 참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7일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새로운 플랫폼인 mRNA 백신은 금년 중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게 목표”라며 “그동안 투자, 관심, 지원, 노력이 부족했다. 희망과 재촉만으로 갑자기 1등이 될 수 없지만, mRNA백신 플랫폼을 개발해야 하고 전력투구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7월 이후 국내 개발 백신의 임상시험을 지원하기 위해 자원자 참여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권 본부장은 “코로나19는 주기적으로 유행할 것이고 그런 만큼 백신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라며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들은) 올해 안에 임상 3상 진행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백신을 출시하고 접종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금년 중 백신 임상시험 자원자 확보를 위해 참여를 요청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단계에 진입한 국내 기업은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5곳이다. 이 가운데 임상 2상 진입 기업은 제넥신과 셀리드 두 곳이다.
정부는 국산 백신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면역대리지표(ICP)나 비열등성 시험을 도입할 방침이다. ICP는 접종 백신에 의한 면역원성과 방어 효과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으로, 이를 활용해 시판 중인 백신(기존 백신)과 개발 중인 백신(신규 백신)의 효능을 비교·평가할 수 있다.
비열등성 시험은 임상 3상에서 위약 대신 기존 백신을 투여해 신규 백신과 성능을 비교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신규 백신이 기본 백신보다 효과가 같거나 그 이상인지 증명하면 허가가 가능하다. 이 방법을 쓰면 피험자 수를 약 10분의 1 규모로 줄일 수 있다.
이날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기준, 접종 물량 규모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30위 안에 들었다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비율 자체는 미미하고 미국이나 영국처럼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나라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약 70일 전 백신접종을 시작해 전체 접종물량 규모에서 100위 바깥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전 세계 30위 안에 위치하고 있다”라며 “고위험군 중심의 예방접종, 적극적인 선제검사를 계속 실시하는 환자 찾기 노력들이 것들이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플루엔자 독감과 마찬가지로 매년 예방접종을 하는 상황으로 변화한 만큼 코로나19 유행 통제를 위해 적극적인 예방접종 참여를 당부했다. 권 본부장은 “국가별로 유행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설령 변이가 출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코로나19가 계속해서 순환해서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국민들이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계, 각계 전문가와 함께 이상반응 감시를 강화하고 피해보상을 지속해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독일의 큐어백(CureVac)이 개발한 mRNA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당장 도입을 검토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방역당국은 “올해는 충분히 확보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규 백신의 개발 및 임상진행상황은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화이자와 모더나에 이어 전세계 세번째 mRNA 방식 백신인 독일의 큐어백은 영하 70도 또는 영하 20도 이하 보관이 아닌 일반 냉장고에서 보관·유통이 가능해 저개발 국가들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큐어백은 다음 주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고 이달 중 유럽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