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KDI가 5일 발표한 ‘최근 유가 상승의 국내 경제 파급효과(정규철 경제전망실장, 천소라 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적인 국제유가 상승은 민간투자·소비 감소로 이어진다.
국제유가(두바이유)가 지난해 배럴당 42.25달러에서 올해 60.0달러로 42.7%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전체 경제(국내총생산, GDP)의 구매력은 1.1% 감소하게 된다.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비석유제품에 전가되지 않는다면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은 석유제품을 중간재로 이용하는 기업이 대부분(86.9%) 부담하지만,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비석유제품으로 전가되면 가계 소비지출 부담은 1.2% 증가한다. 이는 총 부담 증가분의 56.5%다. 이 경우, 경제 전체의 구매력 감소 폭은 1.0%로 다소 줄어든다.
다만 최근의 유가 상승은 일반적인 유가 상승과 다른 상황에 기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전에는 예비적 수급 충격과 투기수요 충격이 유가 변동의 대부분을 설명했지만, 최근에는 수요 회복과 공급 축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유가 상승의 효과도 기존과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KDI는 올해 국제유가를 배럴당 55~70달러로 가정했을 때,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이 각각 0.4~0.7%포인트(P), 0.5~0.8%P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 폭 확대는 부담이나, 경제 회복을 동반하기에 부정적으로만 보긴 어렵다.
특히 유가 상승에 따른 고물가가 추세가 될 가능성은 작다. 정규철 실장은 “기저효과를 생각한다면 2분기에 아주 강한 물가 상승 압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 기저효과가 해소되면 물가 상승 압력도 그에 따라서 조금씩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국내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한 점은 부담이다. KDI는 보고서에서 “필요 시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경감하는 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국제유가 충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축소하고, 기후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원유 및 석유제품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