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본격화에도 집단면역 도달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3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토착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예방접종이 목표대로 진행돼도 접종자가 미접종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돌파 감염’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오 위원장은 “결국 독감처럼 백신을 맞으며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한다”며 “국가의 백신 접종 전략은 바이러스 근절에서 피해 최소화로, 중증화 위험도가 높은 고령층과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는 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독감을 근절하자고 모두에게 독감 백신을 맞히지 않듯이 고위험군에만 접종하더라도 중환자 발생이나 사망자를 막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정부는 2분기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을 일부 조정했다. 정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제2차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2분기 접종대상 고령층을 당초 65세~74세(494만 명)에서 60세~74세(895만 명)로 확대하기로 했다. 2분기 접종대상자 중 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대상에서 제외된 30세 미만(사회필수인력 등 19만1000만 명)에 대해서는 6월 중 예방접종센터를 통해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을 시행한다. 이 밖에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주요 제약기업들이 올해 하반기 임상시험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설계 및 참여자 모집을 지원한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우리나라 인구 두 배 분량의 백신을 이미 확보했고, 4월 말까지 300만 명 접종 목표를 10% 이상 초과 달성하는 등 접종도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백신 도입과 접종은 애초의 계획 이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월에도 화이자 백신은 주 단위로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이며, AZ 백신은 애초 계획보다 더 많은 물량이 앞당겨 들어온다”며 “지금처럼 시기별 백신 도입 물량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상반기 1200만 명 접종 목표를 1300만 명으로 상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도 받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