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항공ㆍ해운업계는 상반된 위치에 놓여있지만 모두 고민거리를 갖고 있다.
항공사들은 비행기를 제대로 띄우지 못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해운사들은 선복량 측면에서 해외 선사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항공ㆍ해운업계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도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다. 특히 벼랑 끝에 내몰린 항공사를 살리고자 작년부터 다양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올해 3월에도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추가 대책에는 △저비용항공사(LCC)에 2000억 원 금융 지원 △외국인 무착륙 관광 비행 허용 △6월 말까지 공항시설사용료 감면 △방역 우수국가와 트래블 버블(비격리 여행권역) 추진 등이 있다.
해운의 경우 정부는 2025년까지 HMM 선복량을 112만TEU(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에 12척 내외의 1만3000TEU 컨테이선을 발주한다.
항공ㆍ해운업계는 현재 대책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항공사들이 불만이 많다.
정부 지원책 중 하나인 무착륙 관광 비행은 낮은 가격 때문에 항공사 수익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낮은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와 트래블 버블을 추진하는 것 또한 현재로써는 어려운 일이다.
LCC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전폭적인 자금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정부 정책인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의 지원 자격은 너무 까다로워 신청조차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기안기금을 신청할 때 근로자 300명 이상, 총차입금 5000억 원 이상 등 여러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높은 장벽 때문에 기안기금 지원을 받는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등 2곳뿐이다. 6~7%에 달하는 기안기금 금리도 항공사들에 부담이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이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이 종료된다”라며 “작년처럼 추가 연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돈을 벌지 못한 항공사들은 또다시 무급휴직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해운 대책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목표를 달성해도 우리나라 선사가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날 기준 세계 7위 선사인 에버그린의 선복량은 약 135만TEU이다. 정부 목표치보다 23만TEU 많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시장이 살아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잇달아 컨테이너선을 발주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 해운사들이 해외 업체와 격차를 쉽게 좁힐지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