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공급 대상 국가 될 가능성 높아
보유 중인 1000만 회분에 5000만 회분 추가할 예정
미국은 모더나ㆍ화이자와 6억 회분 계약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자국에 있는 AZ 백신 최대 6000만 회분을 다른 나라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멕시코와 캐나다에 400만 회분의 AZ 백신을 제공하기로 한 상태에서 추가 결정을 내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AZ 백신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여유를 보였다.
아직 AZ는 미국에서 백신 사용승인도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미국은 구매 계약에 따라 막대한 분량을 확보한 상태다. AZ 백신은 현재 미국이 보유 중인 1000만 회분에 5~6월 5000만 회분이 추가될 예정이다. 식품의약국(FDA)의 품질 관리 검사가 끝나면 필요한 국가에 전달된다. AZ는 FDA 승인이 나면 곧바로 접종이 가능하도록 수백만 회분의 물량을 적재해 놓고 있다. 앤디 슬래빗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선임고문도 자신의 트위터에 “승인 즉시 다른 국가로 배송될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구체적인 대상 국가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피해가 막대한 인도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FT는 내다봤다. 인도는 현재 하루 확진자가 35만 명을 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의 피해를 연일 기록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인도 정부의 요청으로 산소 장비와 백신 원료, 검사키트, 치료제 렘데시비르 등을 별도로 지원하기로 했다.
그동안 조 바이든 정부는 자국민에게 충분히 접종하기 전까지는 주변 국가와 백신을 공유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백신이 넘쳐나는 데 다른 나라의 어려운 사정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거센 비난이 국내외에서 일었다. 인도 뉴델리 태생의 민주당 소속 라자 크리슈나무티 하원의원은 최근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백신을 사용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지금 당장 생명을 살리는 데 필요한 곳으로 전달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정부도 최근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충분히 확보되면서 방침을 수정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7월 말까지 총 6억 회분을 공급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ABC방송은 “지난주 미국 내 접종률이 소강상태를 보였고 당국자에 따르면 현재 백신 공급이 수요를 능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한동안 접종이 중단됐던 존슨앤드존슨(J&J) 산하 얀센 백신도 접종이 재개돼 물량은 앞으로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향후 몇 달은 세 가지 백신을 충분히 공급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혈전 논란도 미국이 AZ 백신을 공급하기로 선뜻 결정한 배경 중 하나로 추정된다. 많은 나라가 AZ 백신 접종에 따른 이득이 위험보다 훨씬 크다는 입장이지만, 대부분 연령에 따라 AZ 백신 접종을 제한하고 있으며 덴마크는 아예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