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중남미 등 신흥국 시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며 완성차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며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35만2991명 추가되며 누적 확진자 수는 1700만 명을 넘어섰다. 하루 사망자 수도 사상 최대인 2812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사망자는 2000명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1만 명 안팎 수준이던 인도의 일일 확진자 수는 3월 이후 급증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방역 정책을 느슨히 풀었고, 치명률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며 확산세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갠지스 강에서 힌두교의 큰 축제인 ‘쿰브 멜라’가 열린 점도 빠른 확산세에 한몫했다. 축제 기간 하루에도 수많은 힌두교 신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강으로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재확산은 인도 소비자의 경제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완성차 주문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었고, 신규 계약이 줄며 매출이 40% 가까이 감소한 딜러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생산, 판매 계획을 조정하고 나섰다. 현대차는 이달 선보일 예정이던 인도 전략형 7인승 SUV ‘알카자르’의 출시를 연기하기로 했다. 투싼보다 작은 크기의 알카자르는 3열을 갖춰 인도의 대가족을 겨냥한 차종이다.
현대차는 알카자르에 이어 소형 SUV AX1과 MPV 차량도 올해 인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었는데, 이후 예정된 출시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또 다른 신흥국인 브라질에서도 이달 들어 전날까지 6만7723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는 등 기록적인 확산세를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에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코로나19로 인해 유럽 등 일부 시장에서 판매에 고전했지만, 인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판매 회복세로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
올해 1분기 현대차는 인도에서 소매 기준 15만 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대비 52% 급증한 수치다. 기아 역시 전년 대비 48% 증가한 5만대를 팔았다.
중남미 권역에서도 현대차는 18% 늘어난 6만9000대를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국내(16%)는 물론이고 유럽(13%) 등 다른 시장에 비해 눈에 띄는 성장세다.
업계에서는 신흥국이 자칫 코로나19가 처음 발발해 생산과 판매에 큰 차질을 겪은 1년 전 상황을 되풀이하진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 판매 회복을 견인했던 인도, 중남미 등 신흥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수요 회복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현대차와 기아는 인도에서 전면적인 봉쇄령이 내려짐에 따라 차를 한 대도 팔지 못했다. 같은 해 6월까지 여파가 지속하며 현대차 인도 공장의 2분기 판매량은 1분기 대비 69% 급감하기도 했다.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델리 당국은 봉쇄령을 이달 3일 오전까지 지속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