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코로나 봉쇄령에 이주노동자 ‘엑소더스’ 가속

입력 2021-04-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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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뉴델리, 6일 봉쇄령 조치에 당일 수천 명 떠나
싼 임금에 산업 곳곳서 역할 해오던 주요 노동력
각 주 정부, 이주노동자 잡기에 혈안

▲1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이주노동자들이 6일간의 봉쇄령에 지역을 떠나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모이고 있다. 뉴델리/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이주노동자들이 6일간의 봉쇄령에 지역을 떠나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모이고 있다. 뉴델리/로이터연합뉴스
인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령을 내린 가운데, 인도 경제를 지탱해온 이주노동자들의 엑소더스(대탈출)도 가속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내 두 번째 코로나19 물결이 번지면서 일자리에 위협을 느낀 이주노동자들이 현지를 떠나기 시작했다.

이날 인도에서는 25만9170명의 신규 확진자와 1761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지난주 전 세계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 20만 명을 돌파한 이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누적 확진자는 1500만 명을 넘어 미국 다음으로 피해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수도 뉴델리는 전날 저녁부터 6일간 이동 봉쇄령을 내렸다.

블룸버그는 바이러스 확산과 더불어 봉쇄령이 이주노동자를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델리에서만 수천 명의 이주노동자가 현지를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노동자는 “봉쇄가 얼마나 지속할지 모르겠지만, 집주인은 집세를 원하고 또 내야 할 전기세도 있다”며 “(6일만 봉쇄하겠다는)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시작한 지난해 3월에도 인도 정부는 강도 높은 봉쇄 조치를 펼쳤고, 이에 수십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며칠 만에 거주지를 떠났다. 이 중 대부분이 경기 회복 기대감에 다시 돌아왔지만, 또다시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인도 이주노동자들은 인력거 운전과 식품 판매, 가사 도우미, 건설 노동 등의 업무를 도맡아 왔다. 과거 뭄바이에서만 800만 명 넘게 거주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들이 2달러도 채 되지 않은 일당을 받으면서도 인도 경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당국도 이주노동자 잡기에 혈안이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 총리는 “지난해 봉쇄령 때도 이주노동자들이 도시를 떠나는 것을 목격했다”며 “이들에게 호소한다. 6일간 약간의 임금을 놓칠 뿐이다. 델리를 떠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인도에서 가장 산업화한 도시 마하라슈트라 주 정부는 이주민 등 취약계층을 위해 540억 루피(약 8041억 원)에 달하는 부양책까지 발표했다.

인도 경제조사기관 Pvt에 따르면 주요 도시 실업률은 2주 전 7.21%에서 지난주 10.72%로 급등했다. 암베드카르대 경제대학원의 N.R 브하누머시 부총장은 “이주노동자의 이탈이 지난해만큼 심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노동시장 취약성은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며 “공공정책은 노동에 다시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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