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바테 공장 노조 "보상 확대, IT 생산설비 이전계획 철회" 요구
지방 정부와도 관련 논의 진행 중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은 가전용으로 전환 예정
클라우디오 바티스타(Claudio Batista) LG전자 브라질 타우바테 공장 노동조합위원장은 20일 이투데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최근 현지 노사 갈등 상황과 관련, "타우바테 직원들은 1997년부터 25년 가까이 회사 성장을 위해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LG전자는 해외 생산기지 노조 측과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 방침이지만 LG전자의 스마트폰 해외 생산거점 중 한 곳인 브라질 타우바테 공장에선 보름 넘게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회사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 절차를 밟기 시작한 데 이어, IT(노트북ㆍ태블릿) 제조 설비마저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로 이전하겠다며 사실상 '공장 폐쇄' 절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공장 폐쇄에 따른 사 측 보상안이 부실하다는 점을 들어 12일(이하 현지 시간) 파업에 돌입했다가, 노사 재협상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19일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이들은 이전보다 포괄적인 보상안과 IT 제조설비 이전 철회를 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클라우디오 위원장은 우선 공장 폐쇄를 결정한 사 측의 절차가 일방적이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스마트폰 사업 매각 및 철수설이 돌기 시작한 올해 2월부터 노사 대화를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를 외면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20년 넘게 LG전자가 브라질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도왔지만, 회사는 유행병(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한창인 이때 대량 해고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공장 폐쇄가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도 우려했다. LG전자는 타우바테 공장에서 스마트폰뿐 아니라 모니터와 노트북 등 IT 제품을 생산해왔다. 인력 규모는 1000여 명, 공장 인력은 700명 수준이다.
클라우디오 위원장은 "현지에서 LG전자의 공장 폐쇄 영향은 직영 근로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라며 “LG전자에 물품을 독점 공급하는 3개 업체도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라 430여 명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T 제조설비 이전 계획에 대해선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모바일 시장 철수는 전 세계 법인을 대상으로 한 결정이지만, IT 생산 설비 이전은 지역에 국한된 결정(local decision)이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 부분에서 노조는 주 의회를 비롯한 지방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LG전자가 IT 시설 이전 이유로 마나우스시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들었기 때문에, 타우바테에서도 이와 같은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스마트폰 공장 폐쇄는 예정된 절차인 만큼, 향후 노사 협의 초점은 'IT 제조 설비 유지'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 정부 역시 이 부분을 주요 쟁점으로 놓고 LG전자와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클라우디오 위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직원들은 공장 일부분이 타우바테에 남아있길 바란다"라며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초래한 상황에 대한 공정한 보상(a fair indemnity)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브라질 외 다른 스마트폰 해외 거점에 대한 사후처리 절차는 차츰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에 가전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현지 스마트폰 공장 인력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라인 전환과 직원 재배치 절차는 올해 내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