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이 이차전지 소재 시장에서 세계 1위로 도약하기 위해 미국, 유럽 등 주요 거점에 양극재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한다. 글로벌 생산망을 갖춰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대비하려는 전략이다. 해외 생산거점에는 광양공장에 적용한 스마트팩토리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2025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양극재 양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4만 톤 수준인 연산 능력을 2025년 27만 톤, 2030년 40만 톤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2025년까지 국내에 16만 톤 양산체제를 완성하고 미국, 유럽, 중국을 비롯한 해외의 양산능력도 11만 톤까지 확대해 연산 27만 톤의 생산체제 구축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유상증자로 1조 원이 넘는 재원을 확보한 포스코케미칼은 1500억 원을 투입해 유럽에 양극재 생산공장을 짓는다. 포스코그룹은 2019년 첫 해외 양극재 공장을 중국 저장성 퉁샹시에 5000톤 규모로 준공했는데, 이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이 미국 GM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공급하기로 한 만큼, 미국 내에서도 공장 부지를 살펴보고 있다. 최근 LG와 GM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제1 배터리 공장에 이어 테네시주에 제2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포스코케미칼은 광양공장에 구축한 스마트팩토리 공정 모델을 해외공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하는 광양공장에 포스코그룹의 제조, 건설, ICT 역량을 결집한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한 상태다.
양극재 광양공장은 현재 3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췄고, 증설을 통해 2023년부터 연 9만 톤 생산체제를 가동하게 된다. 양극재 9만 톤은 60kWh급 전기차 배터리 약 100만대에 활용될 수 있는 양이다.
양극재 광양공장은 공기 이송장치 등을 적용해 물류의 운반 속도를 높이고, 실시간으로 품질과 제품 정보를 관리한다. 원료 입고, 제품 생산, 출하 관리까지 전 공정을 무인화해 소재 사업에 최적화한 생산 공정과 체계도 갖췄다.
특히 ‘에어슈팅’으로 명명한 실시간 품질 모니터링 시스템이 양극재 광양공장의 대표적인 스마트 공정이다. 에어슈팅은 생산 공장과 품질분석실을 강한 공기압력이 흐르는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 제조 현장에서 채취한 제품 샘플 캡슐을 초당 5m의 속도로 빠르게 이송하는 방식이다. 축구장 20개 크기의 공장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제품은 30초 이내면 분석실에 도착한다. 연구원들은 샘플 성분을 실시간으로 자료화하고 공정과 품질 개선에 활용할 수 있다.
양극재 광양공장에서는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핵심설비인 소성로 내부 배열을 개선하고 시간당 가공량을 늘리는 등 공정 개발 최적화를 지속해 왔다. 그 결과 공장의 생산 효율성은 건설 초기인 2018년보다 91% 이상 높아졌다.
포스코케미칼이 투자 속도를 높이는 건 미국과 유럽 중심의 전기차 수요 증가, 주요 자동차 제조사의 배터리 내재화 추진, 거점별 역내 공급망 구축 추진 등으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앞으로 2~3년이 이차전지소재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분석돼서다.
현재 세계 양극재 시장은 벨기에 유미코어, 일본 스미토모ㆍ니치아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각사의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지 않아 뚜렷한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양산능력 확대와 함께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그룹과 연계해 핵심 원료의 자체 공급에도 나서며 경쟁 우위 확보를 추진한다. 포스코그룹은 자원개발 사업을 통해 양극재의 원료인 리튬, 니켈, 흑연의 공급 체계를 확보했다. 포스코케미칼은 향후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원료조달 능력이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고 이를 중심으로 공급망과 경쟁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효율적인 공급 체계를 앞세워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 세계 이차전지 소재 시장 점유율 20%를 확보하고 연 매출 23조 원을 달성해 포스코그룹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