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ITㆍ가전제품에 대한 구독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매출 확대 전략으로 키운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구독 서비스를 전자 제품에 적용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자 제품용 넷플릭스'로 불리는 독일 스타트업 '그로버(Grover)'에 추가 투자했으며, 이 회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구독 서비스 제품 및 지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는 최근 독일의 전자 제품 구독서비스 업체인 '그로버'가 모집한 6000만 유로(약 803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펀딩에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이 회사의 시리즈A 펀딩에도 참여하는 등 전략적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는 그로버와 파트너십을 통해 독일에서 갤럭시S20, S20플러스, S20 울트라, S20 FE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구독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구독료는 갤럭시S20 FE 경우, 1개월 59.9유로(약 8만 원), 3개월 월 49.9유로(약 6만6000원), 6개월 월 39.9유로(약 5만3000원), 1년 월 29.9유로(약 4만 원)로 책정됐다. 현재는 구독료 5달러 할인 이벤트 중이다.
갤럭시S20뿐만 아니라, 올 초 출시된 갤럭시S21 시리즈 등도 구독할 수 있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태블릿, 웨어러블, 노트북, TV 등 다양한 ITㆍ가전제품을 대상으로 구독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가능 지역도 유럽 전역으로 넓힐 계획이다.
그로버는 이번 투자금을 통해 유럽 주요 국가와 미국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삼성전자 역시 그로버와 함께 북미 시장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독일 베를린에서 설립된 그로버는 1개월, 3개월, 6개월, 12개월 등 기간에 맞는 요금을 내고 전자제품 등을 빌려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업이다.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선택하고 최소 기간을 설정한 후 사용료를 결제하면 1~3일 이내에 원하는 곳에 제품이 도착한다. 보통 한 달 사용료는 해당 제품의 시장 판매가 대비 5~10%에 불과하다.
그로버는 현재 약 15만 명의 구독 소비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45만 명으로 약 3배 늘리는 게 목표다.
구독 서비스는 넷플릭스가 촉발한 새로운 소비 트렌드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에 적합한 사업 모델로 꼽히면서 주목받고 있다.
구매 대신 대여를 선택한 사용자는 더는 제품에 묶이지 않으며, 항상 최신 버전의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비싼 가격에 구입을 망설였던 소비자들이 최신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는 결국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를 끌어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영상 서비스, 서점, 음식, 자동차 등 분야를 막론하고 구독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최근 스마트폰 등 전자 제품 교체 수요가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독 서비스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