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라마단 금식 중인 경호원을 폭행한 고용주가 경찰에 넘겨졌다.
16일 하리안메트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3일 셀랑고르주 클랑의 한 주택에서 고용주 A(43)씨가 경호원 B(43)씨, C(26)씨를 폭행한 것도 모자라 총을 겨누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두 경호원에게 라마단 금식 여부를 물었고 이에 “하고 있다”라고 말하자 폭언 및 폭행을 가했다. 이슬람력으로 9월을 뜻하는 ‘라마단’은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하는 무슬림의 5대 종교적 의무 중 하나로 이달 13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다.
B씨와 C씨 역시 라마단을 위해 금식을 시작했고 이를 알게 된 A씨는 “내가 굶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신(알라)이 당신들에게 월급을 주냐”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공개한 사진에서 경호원들은 A씨의 폭행으로 몸에 큰 상처를 이입기도 했다.
경호원들은 “A씨와 각각 3년, 7년을 함께하는 동안 늘 라마단 금식을 하지 말라고 강요했다”라며 “금식을 지켰다는 이유로 허리춤에 있던 총까지 꺼내 겨눴다”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경호원들에게 폭행을 가한 고용주 A씨의 인종 및 종교 등의 정보를 밝히지 않기로 결정하며 “이 사건은 인종적 문제가 아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갈등을 조장하지 말아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말레이시아의 국교는 이슬람교로 약 인구 절반(60%)을 차지하는 말레이계 시민이 이슬람교를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