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니가 전동킥보드 주차 위반 신고 앱 개발 검토에 나섰다. 티머니의 1대 주주인 서울시가 요청한 것이다. 서울시는 시민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들은 규제가 과도하다고 반발한다.
이투데이 취재 결과 티머니는 16일 오전 공유 전동킥보드 업계를 대상으로 티머니 본사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연다. ‘전동킥보드 주차 위반 차량 신고 서비스’ 적용과 관련해 업계 의견 청취 및 진행 방향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외국계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를 포함해 10곳 내외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티머니는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전동킥보드 주차 위반 차량을 신고할 수 있는 앱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시민들이 전동킥보드 주차 위반 민원 신고를 전화로 하고 있는데, 이를 온라인으로 쉽게 할 필요가 있다는 서울시의 판단에서다.
김슬기 서울시 미래교통전략팀장은 “전동킥보드 기기에 QR코드를 붙여 민원인이 일일이 개별 위치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위치 정보가 전달되게 개발하려고 한다”며 “위치 정보가 해당 업체, 자치구, 서울시 등에 보내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머니 측은 정책 결정 몫은 서울시이며, 현재는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티머니 관계자는 “16일 간담회에서는 ‘전동킥보드 주차 위반 신고 앱’에 관한 사전 조사 등을 논의 할 것”이라며 “앱 개발 추진 주체는 ‘서울시’”라고 부연했다.
티머니의 최대주주는 서울시이며, 2대 주주는 LG CNS다.
서울시가 주차 위반 신고 앱 개발까지 추진하는 이유는 관련 조례안을 개정해 불법 주차 전동킥보드를 대상으로 견인 조치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조례개정안은 불법 정차·주차 견인 소요 비용 산정 기준에 개인형 이동장치(PM)를 신설해 4만 원의 견인료를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에 물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불량주차 문제가 발생할수록 업체에 비용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달 26일 상임위에서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이며, 시행은 내달 본회의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유 전동킥보드 업계는 견인에 따른 비용을 업체에 물리는 것에 더해 주차 위반 신고 앱까지 만드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한다.
한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 대표는 “현재 자체적으로 기사들을 써서 전동킥보드를 수거하는 데에 대당 2000원을 주고 있다”며 “4만 원은 오토바이와 동일한 견인료로 너무 높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전동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서울시의 대처 방식은 규제로 인해 생기는 영향을 고려하기 보다 그냥 막아야 한다는 취지가 두드러져 보인다”며 “무단 주차에 대한 범칙금은 해외에도 있지만, 우리나라 경우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따릉이를 운영하는 서울시가 경쟁 시장인 전동킥보드 시장을 겨냥해 규제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한다.
이 같은 관측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따릉이는 수익 사업이 아닌 시민을 위한 복지 사업”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따릉이는 운영비와 구축비 지출로 2017년부터 매해 적자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견인료가 비싸다는 업계의 주장에 “업체들의 일방적인 입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견인료는 1995년 5월 서울시 조례 조항에 따라 소형, 대형차 구분이 없이 만들어진 뒤 별도의 인상이 없었는데 그마저도 비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개인에게 물리는 과태료가 아닌 업체에 견인료를 물리는 이유에 대해 서울시는 과태료가 대통령령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경찰청에 과태료를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어렵다고 답변이 왔다”며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조례로 정할 수 있는 견인 비용인 것”이라고 밝혔다.
법과 조례가 따로 논다는 지적도 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엄포럼 정책 실장은 “법으로는 전동킥보드를 자전거와 오토바이 사이에 놓고 시속 25km 이상 못 달리게 규정했는데 견인 기준은 자동차, 오토바이에 맞췄다”며 “규제에 따라 산업 전체가 오락가락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례가 통과하고 즉시 견인하게 되면 현장에선 오히려 수거 업체가 주도권을 가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