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울산컴플렉스(CLX)에서 석유정제 시설 가동에 필수적인 역할을 해온 마지막 벙커씨 보일러가 2월 가동을 멈췄다고 14일 밝혔다.
마지막 벙커씨 보일러 개선이 끝나는 7월부터 울산CLX의 동력보일러 8기는 친환경 연료인 LNG로 작동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다.
비록 울산CLX가 친환경과는 거리가 있는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지만, 생산 공정에는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겼다.
동력보일러는 엔진 연소를 통해 자동차가 움직이는 것처럼 울산CLX 전 공정의 안정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설비다.
울산CLX의 전체 공정 가동을 위해 시간당 500톤(t)~1000톤의 스팀(Steam)을 생산/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울산CLX는 사회적 가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던 시기와 맞물려 나온 법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장기적 관점에서 연료 전환을 위한 설비 투자 검토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2019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울산CLX 내 벙커씨 보일러 8기에 690억 원을 투자해 가스 버너(Gas Burner) 교체, 보일러 LNG 공급 라인 개선, 방지시설 설치 등 LNG로의 연료 전환 및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한 탈질설비 신설 작업을 진행했다.
벙커씨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연소설비들을 전면 교체하고, LNG가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연소 공기 부족, 보일러 튜브(Tube) 온도 상승 등의 제약 요소를 해소할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했다.
이번 연료 전환으로 동력보일러에서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등이 대폭 줄 전망이다.
연간 이산화탄소(CO2) 16만 톤, 질소산화물(NOx) 858톤 규모로 기존 배출량보다 각각 약 25%, 약 72%를 줄일 수 있다. 이산화탄소를 16만 톤 줄이는 것은 매년 6만4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LNG에는 황이 없어 기존에 나오던 황산화물(SOx) 1010톤과 미세먼지(PM10) 12톤은 완전히 사라진다.
LNG 연료 사용은 연료 직도입으로 보일러 효율을 개선해 연료 사용량도 줄인다.
벙커씨 이송/저장/연소 관련 부속설비 및 황산화물, 미세먼지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설비인 탈황설비/ 전기집진기 등의 설치도 불필요하다.
이에 따른 비용 감소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으로 선순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박재홍 SK에너지 울산CLX 동력공장장은 “회사는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장 자체가 ESG 현장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 50여 년간 SK와 함께한 벙커씨 보일러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며 “앞으로 울산CLX는 그린밸런스2030를 달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여 전 세계 석유화학 단지 ESG의 모범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