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의원들도 비판 목소리 높여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1일 최고위원도 당 대표와 마찬가지로 다음 달 임시 전당대회에서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4·7 재보궐선거에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 쇄신 작업을 일임할 당 지도부 선출 방법을 둘러싸고 양분됐으나 최고위원 역시 당 대표와 마찬가지로 전당대회에서 동반 선출하기로 선회한 것이다. 이로써 당은 최고위원 선출 방식을 둘러싼 내홍을 줄이고 쇄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선출 방법에 대해 수정의결했다”며 “기존에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하기로 한 것을 5월 2일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수정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차기 당무위원회에 이를 안건으로 올려 최종적으로 의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애초 민주당 비대위는 재보선 패배 다음 날인 8일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고위원들을 당규에 따라 중앙위에서 뽑기로 했으나 3일 만에 번복한 것이다. 지도부 총사퇴로 궐석이 된 최고위원 선출에 대해 전당대회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2일까지 소화하기엔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이유였다. 중앙위원회는 당 지도부와 전국 시도지사, 시·도당위원장 등 800명 이하 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당의 위기 상황인 만큼 당원들의 뜻이 더 폭넓게 수렴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분출되면서 비대위가 이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당권 주자 3인방 가운데 홍영표 의원과 우원식 의원은 11일 지도부 총사퇴로 집단 공석이 된 최고위원들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문 주류인 박주민, 황운하, 김용민 의원 등도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해야 한다는 뜻을 지지했다. 초선인 오영환, 이소영, 전용기, 장경태, 장철민 의원 역시 이날 입장문을 내고 “5월 2일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전체 투표를 통한 최고위원 선출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강성 당원을 중심으로 20·30 초선의원을 겨냥해 ‘초선오적’이라고 비판이 나오자 민주당 20~30대 초선 의원들은 이날 “비난과 논란을 예상했음에도 저희가 이틀 전 반성문을 발표한 이유는 당내에 다양한 성찰과 비전 제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조소와 비아냥에 아프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들은 “친문과 비문을 나눠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며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책임론만을 주장하는 분들은 부끄러워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허 대변인은 “오늘 비대위에서 논의한 건 없다”면서도 “다만, 강성 당원이라 하는 분들이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누구 탓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모두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남 탓, 세력 탓하는 것보다 반성과 쇄신방안 마련”이라며 “우리 모두가 이 상황을 잘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