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재단은 6일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전 회장을 기려 제정된 2021 삼성호암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지난해 삼성호암상 제정 30주년을 맞아 국가 기초과학 육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과학상을 물리∙수학, 화학∙생명과학 2개 부문으로 확대한 이후 첫 번째 수상자 선정이다.
올해 수상자로는 △허준이(38)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강봉균(60) 서울대 교수(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조경현(36) 뉴욕대 교수(공학상) △이대열(54) 존스홉킨스대 특훈교수(의학상) △봉준호(52) 영화감독(예술상) △이석로(57) 방글라데시 꼬람똘라병원 원장(사회봉사상)이 선정됐다.
호암재단은 1991년 제1회 시상 이래 분야별로 탁월한 업적의 한국계 연구자들을 발굴, 시상하고 글로벌 무대에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등 국내 기초과학 육성을 지원해 왔다.
호암재단은 지난해 상 제정 30주년을 맞아 국가 과학기술 역량 육성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와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호암과학상을 물리·수학 및 화학·생명과학 2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또 상의 장기적 발전과 국제적인 인지도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상 명칭을 '삼성호암상(SAMSUNG HO-AM PRIZE)'으로 변경했다. '글로벌 기업' 삼성이 단독 후원하는 상임을 더욱 명확히 표방하기 위해서다.
삼성호암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 원씩 총 18억 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6월 1일에 개최된다.
올해 수상자 선정에는 국내외 저명학자 및 전문가로 구성된 46명의 심사위원과 49명의 해외석학 자문위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4개월에 걸쳐 세밀하고 공정한 심사 끝에 수상자를 결정했다.
물리 부문 과학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는 현대 수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을 획기적인 대수기하학적 방법론으로 해결한 젊은 수학자다.
화학·생명과학부문 과학상을 수상한 강봉균 교수는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를 분자 세포 수준에서 최초로 보여주고, 기억 저장과 조절의 원리를 규명했다.
공학상 수상자 조경현 교수는 문장의 전후 맥락까지 파악하여 고품질의 번역을 할 수 있는 '신경망 기계번역 알고리즘'을 개발해 인공지능 번역 및 관련 산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의학상을 받은 이대열 교수는 영장류의 뇌 기능 실험 연구에 경제학적 이론을 접목해 뇌의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봉준호 영화감독은 영화 '기생충' 등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갖춘 작품으로 세계 무대에서 한국 영화는 물론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드높여 온 점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석로 원장은 방글라데시 꼬람똘라 빈민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27년간 연 8만 명을 치료해 온 '한국인 슈바이처'다.
특히 올해엔 허준이 교수와 조경현 교수까지 30대 젊은 과학자 2명이 수상 명단에 포함됐다.
호암재단 관계자는 "세계 유수의 상들과 견주어 손색없는 수준을 인정받는 삼성호암상에 30대의 젊은 수상자가 2명이나 선정된 것은 학계의 큰 소득으로 평가된다"라고 말했다.
삼성호암상은 호암 이병철 선생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찾아 격려하기 위해 1990년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 시상까지 총 158명의 수상자에게 289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