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프라투자+위험선호 현상 이어질 듯..하락속도 완만, 2분기말 1000~980원 갈듯
원·엔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1020원을 밑돌았다. 2년만에 최저치다. 미국 경기가 선진국중 가장 좋은데다, 공격적 재정부양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화약세 달러화강세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분기말 효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하락속도는 잦아들겠지만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1000원을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최근 인프라투자를 발표하는 등 경기부양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선호 현상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일 외환시장에서 100엔당 원화환율은 1019.02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4월19일(1015.81원) 이후 최저치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화약세를 자극한데다, 일본내에서도 인수합병(M&A) 관련 달러수요가 있었던 때문이란 관측이다. 원화강세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일본은 10년물 금리 정책을 변경하긴 했지만 거의 0% 수준에 가둬두고 있다. 반면, 미국은 리플레이션 기대 등에 금리가 상승 중이다. 미일간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엔화약세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 또 최근 일본내 M&A 관련 달러수요도 있었다”며 “원화가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과 함께 안정적 흐름을 보인 것도 원·엔 환율 낙폭이 가팔라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엔화약세 때문이다. 주요국 중 미국 경제가 제일 좋고, 경제 정상화와 함께 재정지출 규모도 크다. 이에 따라 미국채 장기금리는 상승세를 보였고, 연준도 이같은 금리상승은 당연한 것으로 봤다. 반면 일본은 10년물 상하단을 20bp에서 25bp로 늘렸지만, 여전히 0% YCC(일드커브컨트롤) 정책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여기에 원화도 분기말 네고(달러매도) 물량을 소화하면서 강세를 보였던 부문도 있다”고 덧붙였다.
원·엔 환율이 2분기말 1000원을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민 연구원은 “미지수이긴 하나 미국은 인프라투자 방안을 독립기념일(7월4일)까지 통과시키는 것이 목표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2분기중 달러 고점이 예상된다. 또, 원화약세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원·엔도 하락속도는 완만하겠지만 980원까진 열어둬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 연구원은 “유럽에서 백신보급이 시작되면 2분기말 위험선호 현상이 확산할 것이다. 미국의 테이퍼링 준비 우려도 있다. 5~6월은 배당금 역송금이 끝나고 경상부문에 여유가 생기는 때다. 위험선호시기에 원화강세 엔화약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엔·원도 좀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며 “제한적 하락 속에 1000원 정도가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