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무역과 기술 분야 협력을 최우선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미동맹을 경제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일 오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 외교ㆍ경제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웨비나(웹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2개월을 맞아 양국 전ㆍ현직 관료 출신 전문가들이 주요 정책과 대응 전략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됐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이 자리에서 "현재 바이든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 사이 한미동맹의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도전 앞에서 단합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방향으로 동맹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한미동맹에서) 너무나 편협된 두 가지 논쟁(방위비, 북한문제)만 다뤄졌다"면서 무역, 백신 개발, 글로벌 거버넌스, 기후변화 대응 등의 현안을 함께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현재 미국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관찰이 한국으로서 대비의 시작이라고 볼 때 현재 미국 언론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패러다임 전환자로 평가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안 총장은 "우리 관심사인 북한 핵 문제, 미ㆍ중 관계, 통상정책 등에 있어 바이든의 국내외적 패러다임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 협력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매튜 굿맨 CSIS 부소장은 "양국 정상이 최우선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 바로 무역과 기술 분야 협력"이라며 한미동맹 확대를 강조했다.
굿맨 부소장은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미국에 대한 투자"라며 "미국은 대미 제조업 혹은 대미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를 중시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권고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 기업이 대미 투자를 한다면 바이든 행정부가 굉장히 환영할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과 함께 손을 잡고 무역 분야에서, 아태 지역 내에서 규범을 설립하는 것을 강조해줘야 하는데 무역, 인프라, 기술 선진국 한국이 지대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도 "한미 기업이 대미 투자를 한다면 조금 더 비약적으로 관계가 돈독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자주의가 다시 돌아온 만큼) 유대를 강화할 시간이 됐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구체적인 청사진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교역 문제가 후순위로 밀려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 입장에서는) 미국이 무역 정책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후순위로 밀었다는 것은 많은 불확실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미국이 조금 더 일찍 정책 방향을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CSIS는 이날 자체적으로 마련한 한미동맹 권고안을 소개하면서 '한미동맹의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미동맹이 안보 문제뿐만 아니라 우주, 보건, 기후변화, 에너지,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 등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전경련은 한미 통상현안 공동 대응과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도 한미 민간채널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