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OTT 업계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상생협의체를 마련한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1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에서 OTT 사업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송재호 KT 부사장, 최창국 LG유플러스 그룹장, 신종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본부장, 양지을 티빙 대표,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박태훈 왓챠 대표 등 업계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날 문체부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갈등 조정을 위한 상생협의체를 제안했고,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생협의체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참가한다면 OTT 업계와 첫 테이블을 마주하게 된다.
OTT 업계들은 꾸준히 음저협에 협의를 요청해 왔다. 음악저작권 문제 해결을 위해 발족한 OTT음악저작권대책협회(OTT음대협)은 지난해 7월부터 협의 테이블 마련을 요청했다.
음저협은 OTT음대협이 사업자들을 대리해 협상을 진행할 적법하고 유효한 권한이 있는지 확인되지 않으며, 이용료 지급 요구에 협의체란 이름으로 공동 대응하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며 거절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2월 두 단체가 공식적으로 만나 논의하는 절차 없이 문체부의 음저협 징수규정 개정안이 승인됐다.
당시 OTT음대협은 공식 입장을 통해 “수정 승인에 이르기까지 문체부는 요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만 거쳤을 뿐 OTT사업자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관계부처의 절박한 목소리를 무시한 편향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OTT 업계와 음저협의 이견은 여러 방면에서 포착된다. 문체부는 OTT를 영상물 전송서비스로 간주, 음악저작권 사용료로 ‘매출액 x 1.5% x 연차계수 x 음악저작물관리비율’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음저협은 독일(GEMA), 프랑스(SACEM) 등 해외에서 3%대의 요율을 적용하는 만큼, 국내 OTT도 이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OTT업계들은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를 필두로 한 OTT 경쟁에 요율까지 얹는 건 부담이 크다는 견해다.
국산 OTT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웨이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5% 증가한 1802억 원이다. 매출은 부쩍 증가했으나 국내 OTT 시장의 과열로 여전히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웨이브의 당기순손실은 311억 원으로, 전년 212억 원 대비 약 46.5% 늘었다.
개정안대로 음악저작권 사용료를 내면 최소 27억 원을 내야 하는데, 부담이 크다는 것.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는 “일련의 과정들에서 서로 지적을 여러 차례 했었다”라며 “절차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었는데, 대화를 통해 잘 해결해보자는 상황인 만큼 문체부를 믿고 자리를 기다려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서로 실무진과 논의할 자리가 없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상생협의체 발족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진 바는 없다.
음저협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확인했고,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