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자회사 KT CS가 지난해 후후앤컴퍼니에 대해 72억 원 규모로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2016년 물적분할한 후후앤컴퍼니가 KT CS의 골칫덩이로 전락한 셈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의 자회사인 KT CS는 지난해 후후앤컴퍼니에 대해 72억600만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종속기업 투자주식에 대한 손상 징후를 따져본 뒤 손상평가를 시행한 결과다. 손상차손은 포괄 손익계산서의 기타비용으로 처리된다.
KT CS는 “장부금액이 회수가능액을 초과하며 후후앤컴퍼니에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해 손상차손으로 인식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후후앤컴퍼니의 장부가액은 기존 83억 원에서 11억6000만 원으로 내려앉았다.
후후앤컴퍼니는 KT 그룹사 KT CS가 개발해 2013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6년 물적분할해 별도법인으로 출범했다. 스팸차단 앱 서비스 업체인 후후앤컴퍼니는 전화번호, 이용자 참여 정보를 바탕으로 발신 전화번호를 식별해 스팸, 보이스피싱 등 악성 전화번호를 사전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후후앤컴퍼니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와 맞서는 ‘착한’ 기업이지만, ‘수익성’이라는 과제는 몇 년째 쉽게 풀지 못하고 있다. 2016년 기준 후후앤컴퍼니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11억9000만 원이었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8억9000만 원, 1억2000만 원, 3억7000만 원, 26억80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때문에 법인 설립 뒤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는 50억 원을 넘어섰다.
영업수익(매출액)도 2년 연속 축소됐다. 2018년 56억4000만 원이던 영업수익은 2018년 56억 원, 2019년 47억5000만 원으로 뒷걸음질 쳤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실적 부진이 이어진다면 추가 자금 수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자본 총계는 29억9000만 원으로 2019년 56억8000만 원에서 크게 줄었는데,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26억8000만 원인 것을 고려하면 자본이 손실을 메우는 데 고스란히 쓰였고 추가 자본 유치는 없던 것으로 풀이된다.
후후앤컴퍼니는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데 관해 “사용자 규모 확대 및 서비스 성장을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기술개발ㆍ마케팅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번호안내 114 서비스를 KT에서 이관받아 지난해 구축이 마무리 됐다”며 “올해는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