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확대하려니 플랫폼이 없네...이커머스X전통업체 협업 러시

입력 2021-03-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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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과 이베이 인수전으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패권 경쟁이 한층 뜨거워진 가운데 이커머스 업체들이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입점시키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로서는 주문 채널을 확보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전자상거래 업체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뒤처지지 않는 ‘윈윈’ 전략인 셈이다.

(사진제공=롯데쇼핑)
(사진제공=롯데쇼핑)

위메프 손잡은 롯데ㆍ갤러리아…옥션ㆍG마켓엔 홈플러스ㆍGS프레시

24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최근 국내 백화점들과 속속 손 잡고 프리미엄 상품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초 갤러리아 전용관을 만들어 해외 럭셔리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코스메틱 브랜드 꼬달리, 메종프란시스커정, 시세이도 등과 테이블웨어 브랜드 르쿠르제, 포트메리온 등 럭셔리 제품 판매에 나섰다. 추가된 상품은 40여 만개에 달한다.

같은달에는 롯데백화점과 전용관을 꾸려 프리미엄 품목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위메프에서 PC와 모바일로 편하게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패션, 잡화는 물론 유아동, 식품, 명품 등 120만 개의 인기 브랜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어 3월에는 GS프레시몰과 제휴로 론칭한 ‘마트당일배송관’을 주문 당일 3시간 내 배송에 이어 새벽 배송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부터 쿠팡에 입점해 40만 개가 넘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체 온라인 ‘더현대대닷컴’을 쿠팡과 연계해 소비자가 쿠팡에서 현대백화점 상품을 주문하면 현대백화점 입점 브랜드가 물건을 보내준다.

홈플러스도 현재 옥션과 G마켓을 비롯해 네이버 장보기와 11번가 등에 입점해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마켓에는 홈플러스 외에도 GS프레시와 롯데슈퍼프레시가 입점했고,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서는 GS프레시와 농협 하나로마트를 주문할 수 있다. GS프레시와 이마트몰을 이용 가능한 11번가는 최근 GS프레시몰 새벽배송 서비스도 오픈했다.

아웃렛도 속속 이커머스와 손잡고 있다. 지난해 9월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이 인터파크에 공식 오픈한데 이어 롯데프리미엄아울렛도 G마켓과 옥션에 가세한다. 여기에 이마트도 최근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를 주문 채널로 활용할 여지도 높다.

(사진제공=요기요)
(사진제공=요기요)

‘요기요’로는 부족해…네이버ㆍ카카오톡에 손 내미는 편의점

편의점들도 주문 배달 앱과 손잡고 주문 채널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24는 작년부터 ‘요기요’를 통해 전국 50여 점포에서 시범 테스트하던 주문배달 사업을 올해 전체 점포의 약 30% 수준인 150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배달료도 경쟁사보다 낮은 2400원으로 정해 이마트24를 부각시키고, 배달 대행 업체도 ‘바로고’에 이어 ‘부릉’과 손잡았다.

2019년 1월부터 편의점 업계 최초로 요기요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에 나선 CU는 오윈, 위메프오 등 배달 전문 플랫폼을 비롯해 네이버 주문하기로 배달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카카오톡과 함께 서울 강남구에 있는 CU역삼점을 시작으로 내달 중순까지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테스트한 후 4월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GS25 역시 요기요와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통해 주문ㆍ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온ㆍ오프라인 융합을 위해 아예 GS샵과 합병하기로 했는데 편의점 주문ㆍ배송을 GSmall 등 모바일 주문 채널로 활용할 여지도 충분하다. GS샵의 주요 사업은 홈쇼핑과 이커머스 GSmall로 GS리테일로서는 홈쇼핑과 온라인몰을 회원을 그대로 유치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요기요에 3500여 점포가 입점해 있고, 최근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에 나서 700여 점포에서 서비스 중이다. 미니스톱의 500여 점도 요기요에 주문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제공=11번가)
(사진제공=11번가)

이커머스는 ‘록인’효과ㆍ오프라인 유통은 주문 채널 확보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이커머스와 손잡는 이유는 비대면 쇼핑이 대세가 떠오르면서 주문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수년간 정체된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급작스런 소비 패턴 변화에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면서 주문 플랫폼의 부재를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대부분 자체 주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회원수와 활용도가 미미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로서는 최근 쿠팡의 미국 상장에 따른 5조 가량의 실탄 확보로 국내 이커머스 석권을 선포하고, 최근 쿠팡의 상장에 따른 자금력 확보와 마켓컬리, 티몬, 11번가의 상장 추진에 더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롯데쇼핑과 이마트,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MBK파트너스와 11번가의 SK텔레콤이 가세하며 온라인 쇼핑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가운데 손쉽게 사업 확장을 노릴 수 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사와 이커머스가 힘을 합힌 것은 사업 영역이 미묘하게 비켜가며 이해 관계가 맞은 이유도 있다. 오픈마켓 중심인 이커머스 업체 대부분은 오랜 기간동안 가성비를 앞세워 회원 수를 확보해왔다. 다만, 이커머스 시장이 신선식품과 빠른 배송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을때 자체 물류망과 골드 체인 등을 꾸리기에는 비용 부담이 컸다.

하지만 신선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대형마트나 고가품을 판매하는 백화점을 입점시키며 회원들의 다양한 소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데 다 수수료 수익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이커머스 회원을 그대로 유치하는 효과가 있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수수료 매출은 극히 일부분이지만 유통사가 입점하면서 고객들이 홈페이지를 찾는 효과는 크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온라인 사업 강화는 오프라인 사업에 치우친 해묵은 과제 해결책이다. 편의점들이 배달 서비스에 나서면서 요기요나 배달 주문앱에 입점한 것 역시 자체 앱을 선제적으로 구축해 안착시키지 못한 점이 크다. 편의점 관계자는 “시장이 이렇게 급격하게 변할지 예상을 못했다”면서 “주문 앱에 입점하면서 사업 영역이 겹치는 등 애로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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