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난'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이번 주 판가름

입력 2021-03-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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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9시 정기주총 개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그의 조카 박철완 상무의 경영권 분쟁이 이번 주에 판가름난다.

박 상무 측에 대한 노조 등의 반발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주주배당 확대, 이사 선임, 사내 위원회 설치 등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 주목된다.

21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회사는 26일 오전 9시 시그니쳐타워스 동관 4층 대강당에서 '제4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금호석유화학과 박 상무 측은 △이익배당 및 이익잉여금처분 계산서 승인 △이사회 관련 정관 변경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이게 된다.

▲금호석유화학 사옥 전경 (뉴시스)
▲금호석유화학 사옥 전경 (뉴시스)

금호석화 vs 박철완 표 대결…쟁점은?

양측이 제시한 의안 중 가장 핵심 쟁점은 배당금이다.

박철완 상무는 주주제안으로 '보통주 1주당 1만1000원, 우선주 1주당 1만1050원' 배당을, 금호석유화학은 보통주 1주당 4200원, 우선주 1주당 4250원을 제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의 제안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12일 공시에서 "주주제안에 따른 총 배당금 약 3072억 원은 당사 배당정책에 따라 지급된 2017~2019년 배당총액의 약 3배"라며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2019년 화학업종 평균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 별도 기준)은 36.3%, 시가배당률은 2.18%다. 박 상무 측 안은 배당성향 71%, 시가배당률 8% 수준(별도 기준)으로 업계 평균을 넘는다는 것이다.

박 상무 측 시각은 다르다. 2019년 국내 동종 업계 평균 배당성향은 49.3%(연결 기준)다. 롯데케미칼 32.1%, SK케미칼 56.7%, SKC 59.3%, LG화학 49.0%로 나타났다. 코스피 상장사 배당성향은 평균 41.3%였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박 상무 측의 배당성향은 52.7%다.

이사 선임 문제도 관건이다.

박철완 상무는 본인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것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가) 지금까지 당사의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회사의 가치 고양과 주주 이익 제고를 위한 차원에서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경영 관련 입장이나 방안을 제시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상무가 2011년부터 고무 해외영업 부문에서만 재직했기 때문에 회사 전반을 아우를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상무가 제시한 사외이사 후보들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상무와 사외이사 후보들 간 개인적 친분 때문이다.

박 상무와 일부 사외이사 후보들은 대학원 재학 기간이 겹치거나 같은 시기에 같은 회사에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상무는 "주주제안을 개인 차원에서 하다 보니 회사가 가진 추천위원회 같은 시스템이 없어 전문회사에 의뢰했다"며 "20명 정도 후보자가 추려졌고 훌륭한 인재 풀이 그렇게 크지 않아 아는 분들이 실제로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사회 내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식도 논란이다. 박철완 상무는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문제는 위원회 구성 방식이다. 박 상무는 위원회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이사회에 '소위원회' 격인 기관을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면 각 위원회 역할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철완(가운데)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11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플레시먼힐러드)
▲박철완(가운데)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11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플레시먼힐러드)

노조는 모두 금호석유화학 지지…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박 회장 측에 표 던져라"

금호석유화학 노조들은 전면적으로 금호석유화학의 편을 들고 있다.

지금까지 금호석유화학 3개 노조(여수공장ㆍ울산수지공장ㆍ울산고무공장)와 계열사 노조 등 총 6개 노조가 박 상무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가장 먼저 비판 성명을 낸 금호석유화학 3개 노조는 "회사가 승승장구하고 있는데도 말도 안 되는 주주제안과 사리사욕을 위한 경영권 분쟁으로 우리 회사를 흔들고 위기로 몰아가는 박 상무에 대해 노조는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금호피앤비화학 노조와 금호미쓰이화학ㆍ금호폴리켐 노조도 박 상무를 향해 '포퓰리즘', '후안무치한 행태'라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노조 측은 현 경영진이 회사 경영을 안정 궤도에 올려놓았지만, 박 상무는 과거 경영권 장악을 위해 일부 계열사 매각을 시도했던 인사라고 지적했다.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은 비등하다.

가장 먼저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박찬구 회장 측이 제시한 안건을 모두 찬성했지만 박 상무 측이 제안한 안건들에 대해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ISS는 우선 1주당 1만1000원 배당안이 시장 환경이 어려울 때 회사에 무리한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이사회 내 위원회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자는 안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고 결론 냈다. 박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과, 박 상무 측 사외이사 후보 추천안에 대해서도 모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서스틴베스트는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 안건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박 상무가 제안한 안건들에 대해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고 박 상무 측은 전했다.

세계 2위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배당, 대표이사ㆍ이사회 의장 분리선임, 박철완 상무 사내이사 선임 등 3개 안건에 대해서는 박 상무 손을 들어줬지만,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사측 후보들에 좀 더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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