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부족에 업계 이해도도 낮아…예견된 공공배달앱의 실패?

입력 2021-03-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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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배달앱의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출범한 공공배달앱이 부진한 성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간배달앱을 기술력 부분에서 따라잡기도, 업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공공배달앱의 부진 = 공공배달앱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21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공공배달앱의 이용자 수가 줄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야심차게 시작한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두 달 만에 이용자 수가 약 1만 명 줄었다. 배달시장 성수기로 분류되는 지난해 12월 기준 배달특급의 월 사용자 수(MAU)는 21만5101명이었다. 이후 올해 1월 20만9489명, 2월 20만2504명으로 감소했다.

다른 지역의 공공배달앱도 마찬가지다. 서울특별시 공공배달앱 ‘먹깨비’의 지난해 12월 MAU는 9만3295명, 올해 1월 8만6872명, 2월 7만2480명으로 줄었다. 서울시 공식 제로배달앱 ‘띵동’도 지난해 12월 6만 2229명의 MAU를 기록한 이래로 올해 1월 5만1331명, 2월 4만5462명으로 줄었다.

전국 최초 공공배달앱으로 관심을 모았던 전북 군산의 ‘배달의명수’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MAU 3만7267명을 기록한 이후 올해 1월 3만4970명, 2월 3만1685명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공공배달앱의 실패로 ‘기술력’ 부재가 꼽힌다. 공공배달앱은 대부분 지역화폐를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먹깨비’가 서울시 제로페이와 시흥시 시루를, ‘배달의명수’가 군산사랑상품권을, ‘배달특급’이 각 시의 지역화폐를 통해 결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공배달앱 서비스들은 결제시스템 지원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 구글플레이 등 앱 장터에서 공공배달앱 리뷰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 이용자의 불편은 결제시스템에서 나온다. “결제로 넘어가면 앱이 멈춘다”, “지역화폐 앱과 연동하려고 하면 오류가 생긴다”,“결제하려고 하면 계속 첫 화면으로 돌아간다”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제시스템 연동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라며 “입점한 업체에서 서비스 가능한 결제 수단이 모두 다르고, 프랜차이즈별로 요구하는 결제 수단이 각기 다른 경우도 있다. 이럴 때 모두 대응할 수 있는 API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공공배달앱을 관리할 인력이 부족한 것 또한 문제로 꼽힌다. 민간배달앱의 경우 입점 업체 관리, 고객 관리, 기술 지원 등 1200~1700명가량의 인력이 투입된다. 공공배달앱 서비스 제공 업체들의 경우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대부분으로, 대개 두 자릿수 인력을 유지하고 있다. 서비스 투입 인력에만 민간과 공공에서 수십 배의 격차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구글플레이에 올라온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에 달린 리뷰들. 결제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주로 지적하고 있다. (사진=구글플레이 리뷰 캡쳐)
▲구글플레이에 올라온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에 달린 리뷰들. 결제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주로 지적하고 있다. (사진=구글플레이 리뷰 캡쳐)

◇진출은 가능, 생존은 미지수 = 배달 앱 시장 자체의 어려움도 있다. 진입은 쉽지만,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 실제 공공배달앱에 진출한 M사의 경우 무료 영상 편집이나 영상 탬플릿을 제작하던 회사다. B사의 경우 창작 교육, 광고대행, 문화출판, 캐릭터 상품 제조 등에 주력하던 회사다. 공공배달앱 개발 열풍을 타고 시장에 진입,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각 사에서 만든 공공배달앱의 다운로드 건수는 M사가 1000건 이상, 1만 건 이상에 불과했다.

IT 공룡 카카오마저도 주문하기 서비스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주문하기의 경우 해당 지역의 맛집보다는 프랜차이즈가 입점, 기대만큼 배달 서비스에서 선방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숙박 앱도, 부동산 앱도 공공에서 민간을 대체하겠다며 진출했지만 거의 실패했다. 고객 관리, 입점 업체 관리가 까다로워 근 10년간 쌓여온 민간배달앱의 노하우를 무시하기 어렵다”라며 “공공배달앱에 참여하는 협단체들의 경우 업계 이해도나 전문성은 있지만, 이용자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성공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공공배달앱 샘플이미지다. (사진제공=코리아센터)
▲공공배달앱 샘플이미지다. (사진제공=코리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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