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 개발사 대표가 활동을 재개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17일 오전 벤처 투자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루다로 얻은 성과를 발표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주최한 조찬 모임에서 ‘이루다의 성과와 숙제’를 주제로 강연을 연 것. 서비스 종료 두 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에 대해 투자·스타트업 업계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강연에서 "이루다는 서비스 2주 만에 가입자가 82만 명에 달했으며, 서비스 종료 시점에는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가 39만 명이었다"며 이루다의 성과 지표를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루다로 외로움을 풀고 우울증이 없어졌다는 말도 들었다"며 "(이루다처럼) 인간 수준의 대화가 가능한 AI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스캐터랩이) 세계 1등을 할 수 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루다 서비스의 과실에 관해서는 "개인정보 및 혐오·편향 제거 등 숙제가 많다는 점도 많이 배웠다"는 정도로만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캐터랩 서비스를 이용했던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을 위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서 김 대표의 강연 소식을 전하면서 분노하고 있다.
과거 '연애의 과학'을 썼다는 한 이용자는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범죄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 공식 석상에 나와서 성과를 자랑했다니 어이가 없다"며 "자리를 만들어준 투자자 협회 쪽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캐터랩은 연애 분석 앱 '연애의 과학'·'텍스트앳' 등으로 연인들 카톡 대화를 수집해 챗봇 이루다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 개인정보를 명확한 동의 없이 수집한 정황이 드러나 정부 조사를 받는 중이다.
김 대표는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과징금·과태료 처분을 받거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관련 조사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는 올 상반기 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스캐터랩은 '연애의 과학' 등으로 약 100억 건의 카톡 대화를 수집, 이 중 1억 건을 추려 이루다 개발에 썼다. 이후 개인정보 유출·남용 논란이 불거지자 이루다 개발에 쓰인 1억 건의 데이터베이스(DB)는 폐기하겠다고 밝혔으나, 100억 건의 원본 DB는 폐기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