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은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18일 "상생협력법이 국회 산자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경제계는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회 산자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상생협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상생협력법 개정안은 ▲비밀유지계약 체결 의무화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기술탈취 피해에 대한 입증 책임 완화 ▲자료제출명령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다.
유 실장은 "입증 책임 전환 등 기술유용 규제 강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국회에서 신중히 논의해야 하지만 해당 상임위에서 충분한 논의 없이 법안이 처리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생협력법 개정안은 기술자료의 개념이 모호하고 조사ㆍ처분시효도 없어 앞으로 위ㆍ수탁 기업 간 소송전으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유 실장은 특히 입증 책임이 전환되는 대목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기술 탈취 관련 분쟁에서 가해 기업이 혐의를 부인하면 피해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입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상생협력법 개정안은 수탁기업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통해 위탁기업의 기술 탈취를 주장할 경우 위탁기업에 어떤 행위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도록 했다. 만약 위탁기업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제시하지 않으면 수탁기업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 실장은 "기존 거래기업 보호만을 위한 입증 책임 전환은 기존 우리 법체계와 배치되고 혁신 기술을 개발한 후발 중소벤처기업과의 거래를 막고 협력기업 대상을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찾을 우려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대ㆍ중소기업이 진정한 상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향후 법사위(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상생협력법의 신중한 검토를 요청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