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측 "모든 언론사가 가상대결…급 유선전화 제안은 왜하는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안 후보가 제안한 가상대결 방식에 대해 오 후보는 "새로운 방식을 들고 나왔다"고, 반대로 안 후보측은 "오 후보측에서 갑자기 유선전화 도입을 고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1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분들이 또 새로운 것을 들고 나왔다"며 "양 후보를 대입해 유불리를 묻는 단일화 방식으로 정치 역사상 쓴 적이 없는 걸 들고 나와 관철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중 누가 더 유리한지 묻는 형식이라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당은 가상 양자대결 방식을 제안한 것은 전혀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오 후보측에서 갑자기 여론조사에 유선번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측 협상단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양당 실무협상단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경쟁력 측정은 상대 후보를 이기려고 단일화하는 것으로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가상 대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 후보가 새로운 것이라는데 모든 언론사가 이미 가상대결을 하고 있다"면서 "안 대표 말처럼 투표용지와 여론조사 설문지가 똑같으면 된다. 오 후보로 단일화 되면 1번 박영선, 2번 오세훈. 안 대표가 단일화 되면 1번 박영선, 4번 안철수 이런 식으로 설문지 만들어서 묻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2010년에도 유시민, 김진표 두 야당 후보가 단일화 하는 과정에서 가상 후보 대결로 결정을 봤다"며 "경쟁력은 동의하면서도 가상대결은 부정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오히려 이 총장은 "전혀 생뚱맞은 것 들고 나오는 건 국민의힘 쪽"이라며 "갑자기 유선전화번호를 섞어 여론조사를 하자고 하는데 이건 말이 안 된다. 경선에서 안심번호가 보편화돼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도 이번 경선 여론조사를 다 안심번호로 했고, 우리도 금태섭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선관위에 요청해 받은 안심번호로 여론조사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가상 안심번호가 데이터베이스 오염도를 막기 위해 2016년에 도입된 건데 국민의힘측에서 단 한 번이라도 유선번호 섞어 쓴 적 있는지 밝혀내면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양측은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지 않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오 후보는 "협상은 결렬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쪽도 19일날까지 후보등록 하는 것은 정말 저하고 굳게 약속을 했기 때문에 조금 믿고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 총장도 "오전에 결정 나야 오후부터 여론조사에 들어갈 수 있다"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양당 협상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국회에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