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갤럭시 A시리즈 제품군을 대폭 확대하며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을 강화한다. 화웨이 공백에 따른 수혜를 오포 등의 중국 경쟁사가 무서운 속도로 흡수한 가운데, 갤럭시 A시리즈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A72·A52 등의 중저가 5G 스마트폰 제품을 이달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초 인도, 태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판매를 위해 취득해야 하는 전파인증을 받았고, 최근에는 구체적인 사양을 담은 홍보자료부터 언팩 행사 날짜까지 유출되는 등 출시일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 출시되는 두 제품의 특징은 플래그십 제품에만 탑재됐던 고급 사양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가격을 50만 원대로 소폭 높인 대신, 프리미엄 제품에만 들어가는 부품이나 카메라를 채택해 가격상승분을 상쇄할 정도로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갤럭시 A72는 후면 6400만 화소의 쿼드(4개) 카메라에 3배 광학 줌·30배 스페이스 줌, 광학식 손 떨림 방지(OIS) 등이 탑재된 것으로 예상된다. 광학 줌과 스페이스 줌 등의 기능은 1월 출시된 갤럭시 S21에도 포함된 것으로, 중저가 제품에 탑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외에도 △돌비 애트모스 탑재 스테레오 스피커 △6.7인치 F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90Hz 주사율, △5000mAh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 750G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A52 역시 6400만 화소 쿼드 카메라에 OIS 기능, 5000mAh 배터리 등을 갖췄다. 유출된 실물 사진 등에 따르면 지문과 얼룩을 최소화하는 '헤이즈 공법'도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노트20의 시그니처 디자인이기도 하다. 가격대는 5G 제품 기준 A52가 50만 원대, A72가 60만 원대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5G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한 제품인 갤럭시A42와 4G 전용 스마트폰인 갤럭시A12를 선보이는 등 A시리즈 제품군을 가격대별로 내놓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화웨이 공백으로 인해 재편된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도 화웨이 공백에 따른 수혜가 점쳐진다는 분석과는 달리, 지난해 화웨이가 차지하고 있던 중저가 시장 빈자리는 대부분 오포와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점유율 1위를 유지했지만, 4분기에는 아이폰12를 내세운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2위의 추격도 매섭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이윤정 애널리스트는 "작년 삼성이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 낼 수 있었던 데는 A시리즈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A시리즈 강화를 통해 중저가 시장 내 독점 입지를 확보해 나간다면 올 한 해 더욱 유의미한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