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접근성을 무기로 강력한 와인 판매처로 떠올랐다.
8일 관세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5만 4172톤, 수입액은 3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24.4%, 27.3%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서 와인을 즐기는 수요가 늘면서 수입량과 수입액은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편의점이 와인 시장을 공략하는 첨병은 가성비로 무장한 '자체 브랜드'다.
CU는 연초 자체 와인 브랜드 ‘mmm!(음!)’을 론칭했다. CU는 음!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누구나 실패 없이 즐길 수 있는 데일리 와인을 지속해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첫 상품으로 출시된 ‘음!레드와인'(6900원)은 1970년에 설립돼 55개국 수출하고 있는 스페인 와이너리 보데가스 밀레니엄(Bodegas Milenium)의 제품이다.
업계는 이마트24가 가성비를 앞세운 자체 와인 브랜드 '꼬모'를 출시해 인기를 끈만큼 CU도 자체 브랜드 강화로 맞대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CU는 1월 말 선보인 ‘음!레드와인’이 1분에 2병씩 팔리며 출시 약 40일 만에 11만병 완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음!레드와인은 5년 연속 CU 와인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디아블로 까베르네소비뇽을 단숨에 제치며 와인 판매량 1위에 올랐다.
CU는 예상보다 빠른 음!레드와인의 판매 속도에 맞춰 급히 와이너리와 추가 협의를 진행해 추가 물량을 계획보다 앞당겨 들여오기로 했다. 10일 점포에 입고되는 물량은 약 8만 병이며 4월에도 30만 병이 추가로 들어올 계획이다.
이마트24는 '와인 전문 편의점'으로 정체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CU나 GS25에 비해 후발주자인 만큼 특색을 살려 소비자에게 '와인=이마트24'라는 인식을 심는다는 전략이다.
이마트24는 이를 위해 주류특화매장을 확대하고 와인 큐레이션 서비스를 강화한다.
이마트24는 2019년 2월 홈술족 증가를 예상해 주류특화매장을 도입했다. 주류특화매장은 기존 4~5종에 불과했던 편의점 와인을 최대 100여 종까지 확대한 모델이다. 이마트24는 이를 통해 와인에 대한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달 기준 이마트24는 전체 운영 매장(5000여 개)의 절반 수준인 2600여 점을 주류특화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큰 인기를 끌었던 큐레이션 서비스 '이달의 와인'도 강화한다. 지난해 매월 와인 바이어가 추천하는 1~2종의 와인을 할인가로 제공한 이마트24는 올해 이달의 와인을 3등급의 가격대(1만 원 내외ㆍ1만 원 후반~3만 원대ㆍ4만 원 이상)로 세분화한다. 이마트24의 올해 1, 2월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209% 늘었다.
GS25도 와인 인기가 높다. 올해 2월까지 와인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112% 늘었다.
GS25는 2011년 '라마르'를 시작으로 10여 종의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넘버' 시리즈와 '네이처 사운드', '트웬티 파이브' 등을 판매 중이고, 특히 네이처 사운드의 경우 누적 판매량 100만 병을 돌파했다.
또 GS25는 지난달 말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GS25 역삼홍인점을 '와인25플러스 플래스십스토어 1호점'으로 열었다. 이곳에선 주류 스마트오더 시스템인 '와인25플러스'의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수상품 약 300여 종을 운영한다. 이 매장은 카테고리별로 와인이 130종, 양주와 하드리쿼가 130종에 달해 일반 매장보다 5배가량 많은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