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에 빠진 벤처투자업계…채용설명회부터 홍보까지

입력 2021-02-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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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업계 취업을 준비 중인 취업준비생 전모 씨(24)는 최근 밤마다 ‘클럽하우스’에 접속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처음에는 IT 업계 현직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직무 이해도를 높일 수 있어 좋았다. 클럽하우스를 통해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 등 벤처투자 업계가 주최한 스타트업 채용설명회에도 참석했다.

28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소셜 오디오 애플리케이션(앱) ‘클럽하우스’를 통해 벤처투자 관련 다양한 콘텐츠가 공유되고 있다.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홍보부터 채용설명회까지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에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앱 ‘클럽하우스’ 서비스. 
 (AP연합뉴스)
▲스마트폰에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앱 ‘클럽하우스’ 서비스. (AP연합뉴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은 24일 밤 9시에 클럽하우스를 통해 스파크랩 프로그램 설명회를 열었다. 이희윤 스파크랩 프로그램본부 이사를 비롯해 프로그램본부 담당자들과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성주희 더클로젯컴퍼니 대표, 김건우 스마트잭 대표 등이 발언자로 참여해 궁금증 해결에 나섰다.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도 9일 클럽하우스를 통해 일종의 회사 설명회를 진행했다. 대표부터 투자 심사역 등 회사 관계자들이 모여 퓨처플레이의 ‘진실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날 클럽하우스 회의에는 실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투자를 유치하려는 초기 창업가들과 창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들도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채용설명회도 열렸다. VC 알토스벤처스는 클럽하우스를 통해 온라인 스타트업 채용설명회를 열고 와이즐리, 크리에이트립, 엘리스 등 스타트업 기업의 채용 설명회를 진행했다.

반응은 뜨겁다. 참석자들은 “업계와 회사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현직자에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알토스벤처스가 진행한 채용설명회에는 600명가량의 참석자가 몰리기도 했다.

벤처투자 업계가 클럽하우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관계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일종인 만큼 기업설명회나 간담회 같은 공식적인 자리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대화가 저장되거나 기록에 남지 않아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비대면ㆍ생중계로 이야기를 나누는 클럽하우스의 특성상 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스타트업이 제공한 서비스란 점에도 주목했다. 클럽하우스는 미국 스타트업 알파익스플로레이션이 지난해 4월 출시한 서비스로 국내외를 불문하고 다양한 IT 서비스를 찾아 헤매던 스타트업ㆍ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명성을 얻었다.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이들인 만큼 음성 기반 SNS를 쉽게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유행 초기에 들어갔을 땐 스타트업 관련자와 VC 업계 사람들밖에 이용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발 빠르게 움직인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볼 시간이 많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아직은 클럽하우스 앱을 iOS 체제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만큼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대화를 다시 들을 수도 없어 정보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보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공식적인 행사의 경우 다음에 내용을 공유하는 방법도 제안됐다. 스파크랩은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위한 안내 내용도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SNS나 블로그 등 외부와의 소통 창구를 이용할 생각도 있다.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기존 채널을 통한 소통도 이어갈 것”이라며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오피스 아워’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스타트업과의 교류를 늘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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