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상근부회장이 26일 경제단체 통합설에 대해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전경련 제60회 정기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과의 통합 논의에 선을 그었다.
권 부회장은 일본의 경우 노사 분규가 사라진 상황에서 경제단체가 통합했다면서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친노동 편향적인 법안도 나오고 노조가 제일 강력한 데다 노사 분규가 일본보다 217배 더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총이 (노사관계를 담당하는) 고유 목적을 맡고 전경련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고 설명해야 하는 고유의 기능이 있다"며 "(통합에 관한)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노사 분규가 사라지면 경제단체 간 통합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권 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도, 일본도 노사 분규가 없고 노조도 어떻게 하면 기업이 잘하게 할지 목적을 두고 있는데 노사 대립이 목적이 아닌 상황이 되면 합병할 수 있다"면서도 "독일이나 영국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총 같은 단체가 있고 일본은 합쳤는데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경총은 전경련에서 분리ㆍ독립해 노사 협상만 전담했고 무역협회는 무역 관련 부분, 대한상의는 법률 단체로서 대ㆍ중소기업이 다 포함된 단체이고 중소기업중앙회도 잘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의견을 대변하는 곳은 전경련뿐"이라고 했다.
4대 그룹(삼성ㆍ현대차ㆍSKㆍLG) 재가입에 관한 질문에는 재판이 진행 중인 곳이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여러 상황을 보면 이야기하지 이르지 않나"라고 답했다.
기업을 겨냥한 법안에 전경련이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규제 3법을 기억하겠지만 지난해 11월에 제일 먼저 김종인 위원장(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을 만나 이야기했고 건수가 있을 때마다 국회에 설명하고 세미나도 했다"며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했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의 '전경련 패싱'에 관한 질문에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전경련 조직 개편도 시사했다. 권 부회장은 "회장단분들을 좀 더 젊고 여러 분야를 합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는다"며 "여러 회장님을 찾아다니면서 설명하고 같이 돕자고 해야 하는데 금방 되지 않을 것이고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언급했다. 권 부회장은 "일본에서는 소사이어티5.0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우리도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서 회원사와 사회에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