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사의 연이은 연봉 인상 소식에 중소형 게임사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 이투데이 인터뷰 결과 게임업계 개발자들은 인력난이 심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소형 게임사에 재직 중인 개발자 A 씨는 “연봉 인상을 하면 해당 회사 직원들은 당연히 좋아하겠지만 작은 회사에서는 경력자는 물론 신입을 구하기도 어려워진다”라며 “퇴사를 앞두고 인수인계를 해야 하는데 후임자를 찾지 못해 곤란한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
개발자 B 씨는 “게임은 게임을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만들어야 하는 창작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게임을 모르는, 단순히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이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호감을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실제 개발자 C 씨는 “개발자들을 대우해주고 연봉을 높이는 것은 좋지만, 이번에는 과했다고 생각한다”라며 “대기업들의 노조 설립 의도가 출범 초기 목적과 달리 변질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든다”라고 말했다.
게임 업계의 연봉 인상 바람이 IT업계 전반으로 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난달 25일 크래프톤이 연봉 인상안을 발표하자 이튿날인 26일 부동산 플랫폼인 직방도 ‘개발자 초임 6000만 원, 경력자 이직 시 최대 1억 원 보너스’를 내걸었다. 그뿐만 아니라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도 올 1분기에만 200명 넘는 IT 개발인력을 뽑고 있다.
비 IT 업체들의 개발자 영입 경쟁이 뜨겁다. 유통업체 쿠팡은 지난해 하반기에 뽑은 2년 차 경력 개발자 연봉을 6000만 원대로 책정했다. 경력 개발자 200여 명을 공채하면서 “합격 시 최소 5000만 원의 입사 축하금을 주겠다”라고 공표하기도 했다. 쿠팡의 행보에 SSG닷컴·이베이코리아·11번가 등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도 개발자 처우를 개선하며 인재 영입에 나선 상태다.
이처럼 개발자 영입이 뜨거워지면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곳은 스타트업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그렇지 않아도 개발자 뽑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는데 이번 게임사들의 연봉 인상 소식에 한숨만 더 깊어졌다”라면서 “신규 채용은커녕 지금 근무 중인 개발자의 처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어쩔 수 없이 고액의 연봉을 주고 개발자를 뽑아도 정작 실력은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라면서 “몸값만 높은 개발자들이 수두룩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